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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서, 『낭만주의』: 투명하게 표현되는 SF 소설 낭만주의현실보다 정교한 설정, 우주만큼 무한한 상상력 소설 실험가 박형서가 생에 바치는 기발하고 애잔한 세레나데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날렵한 유머 감각으로 삶의 비극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농담의 악마’ 박형서의 다섯번째 소설집 『낭만주의』가 출간되었다. 소설쓰기라는 행위에 어떤 한계도 설정하기를 거부하면서 ‘비슷한 가짜’가 아닌 ‘진짜’ 소설을 쓰기 위해 실험을 거듭해온 작가는 2014년 여름부터 2017년 봄 사이에 발표한 이 6편의 중단편으로 자신 저자박형서출판문학동네출판일2018.07.11   문학은 잘 모르는 분야라 박형서의 단편소설을 모은 『낭만주의』는 비평을 먼저 읽고 나서 폈다. SF의 계보를 추적하면, SF는 과학적 요소가 ‘인지적 낯설게하기’를 수단으로 쓰이는 SF와 과학적 ‘인지의 확장.. Readings 2025. 3. 1.
김영란, 『판결 너머 자유』: 우리 사회는 분열사회에서 공존사회로 이행하고 있는가 판결 너머 자유  롤스가 꿈꾸던 다원주의의 토대: 중첩적 합의와 기본적 자유들  극단적인 대결 사회는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우리는 정의로운 다원주의 사회로 어떻게 이행할 수 있는가? 김영란 전 대법관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롤스의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를 가져온다. 『정의론』은 선험적(transcendental)이면서도 이성적인 사회계약의 내용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그가 ‘무지의 베일’에서 합의될 수 정의의 내용의 원칙은 위계 없는 기본적 자유(들)의 체계를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것,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원칙이 되는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균등과 최소 수혜자의 최대 이익이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어떻게 사회계약을 존속시키면서도 안정적인 다원주의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가의.. Readings 2025. 1. 4.
알랭 쉬피오, 『숫자에 의한 협치』: 수치의 객관성이라는 허상 근대성의 범주에 ‘계산적 합리성’을 넣지 않는 경우는 드물지만, 통치체제에서 계산적 합리성의 중요성은 내가 들어왔던 많은 비판이론들의 범주에서 과소평가되어 왔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관료제 유토피아』에서 관리 기술에 있어 계산적 합리성의 과잉이 기술혁신을 오히려 저해하는 역설을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알랭 쉬피오는 근대 통치성의 발전을 ‘수치’의 발전의 맥락에서 파악한다. 즉, 계산적 합리성이 ‘수에 의한 조화’라는 이념으로, 근대적 통치 수단인 법이 왕의 자의적 권력행사를 대체하는 권력으로 자리잡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인치를 막는 법의 기능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법에 의한 통치가 숫자에 의한 협치로 대체 되고 있다는 주장은, 법이 효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효용계산에 따라 법의.. Readings 2022. 9. 18.
폴 몰런드, <인구의 힘>: 인구 구조변화에 대한 두려움 2021년 마지막 책은 뭔가 20대를 마무리하는 느낌의 책이었으면 했는데, 결국 30대에 내가 고민해야 하는 주제를 여는 책이 되어버렸다. 『인구의 힘』은 인구 관점에서의 근대사다. 인구 성장의 물결에 따른 국가의 흥망에 관한 이야기와 사회 변동을 다룬다.이 책의 미덕이 있다면, 문제로서 ‘인구의 위력’을 다룬다는 점이다. 즉, 그 옛날 멜서스 신부가 두려워했던 인구의 성장이 위협했던 풍요처럼 인구의 성장과 감소가 정치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그 역사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멜서시안 트랩을 뚫고 인구가 성장했던 국가들은 늘 근대 제국으로 성장해왔다. 그 처음은 영국이고 독일, 러시아, 미국이 그러한 경로를 밟아왔고, 인구의 성장은 주변국에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근대 자본주의 체제를 성공적으로.. Readings 2022. 1. 3.
앨프리즈 W. 크로스비, <수량화 혁명>: 측정가능하다는 믿음의 기원 근대에 이르러 서구문명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된 원인은 자연과학과 기술, 그리고 무기다. 그러한 배경에는 종교나, 철학 등 서구 근대문화가 달성한 업적들도 있었겠지만,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중앙집권제 국가들보다 월등한 생산력과 파괴력, 그리고 지배력을 갖출 수 있었던 까닭은 ‘정량적 사고’다. 앨프리드 W. 크로스비의 은 서구문명에서 ‘양적’ 실재가 ‘질적’ 실재를 대체하고, 나아가 양적인 변형을 일으키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켜온 역사를 다룬다. 책은 결론 격인 3부를 제외하고, 수량화와 시각화 두 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측량과 표준화 등을 통해 수량적 사고가 자리잡아 근대 ‘수량화 혁명’의 기초가 쌓이는 필요조건들을 다루는 한편 2부에서는 그러한 사고들이 구체적으로 ‘시각화’라는 방법을 통해 ‘과학’.. Readings 2021. 10. 4.
[번역] 코스타스 라파비차스, 정부가 월스트리트를 부상시켰다고? 금융화(Financialization)는 낯선 단어이지만 현대 자본주의의 중요한 측면을 잘 드러낸다.지난 수십년 간, 금융부문은 현저하게 성장해 경제 전체를 지배하는 위치까지 이르렀다. 몇몇 논자들은 금융의 부상을 정부정책의 결과라 주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에서의 규제완화가 월스트리트에 이익이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금융화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어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즉 금융화는 이미 경제와 사회의 내적 경향에 의해 근본적 실제가 됐고, 정부정책은 금융의 이익에 따른 것이다.금융화는 1970년대에 시작돼 40여 년간 이어져 온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전환의 뿌리는 기술과 노동조건의 근원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혁명은 아직 충분.. Translation 2017. 2. 1.
[번역] 토마 피케티, 기본소득이냐 공정임금이냐?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는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최소한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상기시킨다. 단지, 그 액수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연대소득제도(RSA, 프랑스 최저임금제도)에서 자녀가 없는 개인에게 월 530유로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충분하다고 여기지만 누군가는 800유로로 인상하길 원한다. 그러나 좌우를 가리지 않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는 최저 소득의 존재에 동의하는 듯하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에 대해 ‘푸드 스탬프’를 지급하며, 사회국가는 겉으로 후견인 혹은 감옥의 책임을 맡는다. 나쁘지 않지만, 우리는 이에 만족할 수 없다. 기본소득 논의의 문제는 대부분 실제 문제를 검토하지 않은 채로 사회정의를 저렴하게 해결한다는 것이다. 정의의 문제는 월 530유로냐 8.. Translation 2017.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