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노트(2)와 (3)에서 Junction과 Contact, 두 재료가 맞닿는 계면(interface)이야기를 했다. 사실 반도체 소자의 진짜 주인공은 게이트에 전압을 걸어서 반도체 표면의 전하 상태를 마음대로 바꾸는 MOS Capacitor다. MOS 커패시터를 이해한다는 건 곧 MOSFET 트랜지스터의 채널(Channel)이 어떻게 켜지고 꺼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 전체의 원류가 결국 "전압으로 표면을 제어한다"는 발상 하나에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 글도 절반쯤은 학부 때 반도체공학개론에서 배운 내용이고, 나머지 절반은 취업 준비생 시절에 재료과학 전공자의 시각에서 좀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서 IEDM 자료나 학술지, 해외 산업전문지 같은 데서 덧붙인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니 학부 시험 직전에 본다고 도움 되는 글은 아닐 것 같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반도체 소자 이론과 공정을 함께 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 듯하다.
※ 모바일에서는 LaTeX로 쓴 수식이 제대로 안 보일 수 있다. 데스크톱에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3.1 Gate Material
반도체 기술의 발전사는 "게이트를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의 역사이기도 하다. Gate Material 변경의 동기는 저항을 줄이는 것, 그리고 누설(leakage)과 공핍(depletion)을 막는 것 두 가지다.
처음엔 알루미늄 금속을 썼다. 단순하긴 한데, 게이트를 먼저 놓고 그것을 기준으로 소스/드레인을 자동 정렬(self-align)하는 게 안 됐고, 무엇보다 이후 공정의 고온 열처리를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도핑된 폴리실리콘(poly-Si)으로 넘어간다. 폴리는 고온을 견디니까 게이트를 먼저 만들어 두고 그걸 마스크 삼아 소스/드레인을 형성하는 self-aligned 공정이 가능해졌고, 도핑 종류(n⁺/p⁺)로 일함수(workfunction)까지 조절할 수 있어서 오랫동안 표준이 됐다.

여담이지만, Silicon gate technology를 실용화한 사람이 페어차일드에서 인텔로 건너간 Federico Faggin이고, 그 기술이 1971년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Intel 4004로 이어진다.
문제는 폴리가 결국 반도체라 금속만큼 저항이 낮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폴리 위에 금속성 실리사이드(silicide) 를 얹어(salicide/polycide) 면저항을 낮춘다. 그런데도 폴리에는 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다.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폴리 자신의 표면도 살짝 공핍돼서, 마치 절연막이 더 두꺼워진 것처럼 커패시턴스가 떨어진다 (poly depletion).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이 손실을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다시 금속 게이트로 회귀하는데, 이번엔 절연막도 함께 바꿔서 금속 게이트 + High-K 절연막(HKMG) 조합으로 간다. 금속은 공핍이 없고, High-K는 유전율이 높아서 물리적으로는 두껍게 만들어도 전기적으로는 얇게(낮은 EOT) 동작하므로 터널링 누설을 억제할 수 있다. 절연막이 SiO₂에서 High-K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이다. SiO₂를 너무 얇게 만들면 전자가 절연막을 그냥 뚫고 지나가는 터널링 전류가 폭증하기 때문이다.(아래 3.8, 3.9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HKMG 전환은 산업사적으로도 큰 사건이었다. 인텔이 2007년 45nm 노드(Penryn)에서 Hf 계열 High-K와 금속 게이트를 처음 양산했는데, Gordon Moore가 이걸 두고 "1960년대 후반 이래 트랜지스터 기술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만큼 게이트 재료 하나 바꾸는 일이 오래 미뤄졌고 또 어려웠다는 뜻이다.
3.2 Ideal MOS

복잡한 실제 소자를 분석하기 전에, 결함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상태를 먼저 이해해보자. 이상적(ideal) MOS는 세 가지를 가정한다.
- 절연막으로 전류가 전혀 안 흐른다 (zero current through dielectric)
- 절연막 내부(bulk)와 계면에 전하가 없다 (zero charge)
- 게이트와 반도체 사이에 접촉 전위차가 없다 (zero contact potential)
이 상태에서 전압을 안 걸면 Flat Band(평탄대역) 조건이 된다. 반도체 내부의 다수 캐리어가 이온화된 불순물과 정확히 균형을 이뤄서, 에너지 밴드가 표면(surface)에서든 내부(bulk)에서든 휘지 않고 평평한 상태다. 이 "전압 0의 기준점"이 모든 MOS 분석의 출발점이 된다.
(참고로, 이 ideal MOS에서 출발해 비이상성을 하나씩 되살려가는 분석 방식의 교과서적 원형이 Andrew Grove의 Physics and Technology of Semiconductor Devices (1967)다. 인텔 3인방 중에서도 학문·기술·경영을 두루 아우른, 좀 독특한 결의 인물이다.)
3.3 전압을 걸면 표면에서 벌어지는 일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절연막 너머 반도체 표면에 반대 부호의 전하가 유도된다. 절연막은 전류를 안 통하므로 게이트 전하와 반도체 전하는 항상 크기가 같고 부호가 반대다.
$$Q_s = -Q_m$$
p형 기판(NMOS) 기준으로 게이트 전압을 올려가면 세 단계를 거친다.

Accumulation(축적): 게이트에 음전압을 걸면 다수 캐리어인 정공(hole)이 표면으로 몰려 쌓인다. 표면이 더 강한 p형이 되는 셈이다.
Depletion(공핍): 게이트에 작은 양전압을 걸면 정공이 표면에서 밀려나고, 음전하를 띤 고정 이온(ionized acceptor)만 남은 공핍층이 생긴다. 아직 전자는 거의 없다.
Inversion(반전): 전압을 더 올려 문턱전압 $V_T$를 넘으면, 표면에 소수 캐리어인 전자가 모여들어 얇은 전도층(inversion layer)을 만든다. 원래 p형이던 표면이 n형처럼 "반전"된 것이다. 표면 전위 $\psi_s$가 페르미 준위 차이의 두 배($2\phi_F$)에 도달하는 지점이 강반전(strong inversion)의 시작이다.
일단 반전층이 만들어지면, 게이트 전압을 더 올려도 그 추가 전압은 거의 전부 반전층의 전자를 늘리는 데 쓰인다. 공핍층은 더 이상 깊어지지 않고 최대 깊이 $x_{d,max}$에서 멈춘다. 왜일까? 표면에 모인 전자의 바다가 게이트의 전기장(E-field)을 차단(shielding)해서, 그 아래 공핍 영역까지 전기장이 더 침투하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이트 전압은 절연막에 걸리는 몫과 표면에 걸리는 몫으로 나뉘어 다음처럼 표현된다.
$$V_G = V_{ox} + \psi_s$$
이 shielding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곧 나올 C–V 곡선과 양자효과를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전자 바다가 전기장을 가린다"는 표현을 기억해두면 뒷 부분을 이해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3.4 MOS Capacitance
MOS 전체의 커패시턴스는 두 개의 커패시터가 직렬로 연결된 것으로 본다. 하나는 변하지 않는 산화막 커패시턴스다.
$$C_{ox} = \frac{\epsilon_{ox}}{t_{ox}}$$
이건 절연막의 유전율($\epsilon_{ox}$)과 두께($t_{ox}$)로만 정해지므로 전압($V$)이나 주파수($f$)와 무관하게 일정하다.
다른 하나는 반도체 쪽 커패시턴스 $C_{Si}$인데, 이건 표면 상태(공핍층 깊이)에 따라 변한다. 즉 표면 전위 $\psi_s$와 게이트 전압 $V_G$에 종속적이다. 두 커패시터가 직렬이므로 전체는 다음과 같다.
$$\frac{1}{C_{total}} = \frac{1}{C_{ox}} + \frac{1}{C_{Si}}$$
직렬 연결에서는 더 작은 쪽이 전체를 지배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공핍이 깊어져 $C_{Si}$가 작아지면 전체 $C$도 떨어지고, 축적이나 반전 상태로 $C_{Si}$가 매우 커지면 전체는 $C_{ox}$에 수렴한다. (학창시절 옴의 법칙을 달달 외웠다면 직관에 살짝 반할 수 있는데, 저항으로 치면 직렬이 아니라 병렬과 똑같은 수학 꼴이다. 분모에 역수로 들어가니까 그렇다.)
여기서 EOT(Equivalent Oxide Thickness, 등가 산화막 두께) 개념이 나온다. High-K 같은 다른 절연막을 SiO₂ 두께로 환산한 값으로, "이 High-K 막이 전기적으로는 SiO₂ 몇 nm에 해당하는가"를 나타낸다.
$$\text{EOT} = t_{\text{high-K}} \cdot \frac{\epsilon_{ox}}{\epsilon_{\text{high-K}}}$$
High-K는 유전율이 크니까, 물리적으로 두껍게 만들어도 EOT는 작게 유지된다. 두꺼우면 터널링이 줄어드니, "전기적으로는 얇고 물리적으로는 두꺼운" 이상적 조합이 완성된다. 3.1에서 HKMG로 회귀한 이유가 이 한 줄짜리 수식에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럼 실제로 어떤 물질을 High-K로 쓰는지는, 누설까지 다룬 뒤 3.9에서 따로 정리한다.)
3.5 Low-Frequency vs High-Frequency C–V
C–V 곡선은 게이트 전압을 천천히 바꿔가면서, 그 위에 작은 AC 신호를 얹어 커패시턴스를 측정한 것이다. 반도체 소자나 공정 관련 논문에 C–V가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이유는 "측정" 때문이다. Gate stack 하나에 대해 두께(EOT), 도핑 농도, 문턱전압($V_T$), 결함을 한 번에, 그것도 비파괴 방식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전기적 진단법이 바로 C–V 측정이다. 특히 같은 소자를 저주파·고주파 AC 신호로 각각 측정한 뒤 그 차이를 비교하면 계면 포획(트랩) 밀도(interface trap density, $D_{it}$)를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3.7에서 다시 나오지만, 두 곡선이 벌어지는 정도가 곧 계면 결함의 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AC 신호의 주파수에 따라 반전 영역의 모양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유는 소수 캐리어(전자)의 반응 속도 때문이다.

Low-Frequency: 신호가 천천히 흔들리므로 소수 캐리어가 충분히 따라온다. 반전층이 신호에 맞춰 늘고 줄 수 있어서, 반전 이후 전체 커패시턴스가 다시 $C_{ox}$로 올라가 수렴한다. 단, 폴리실리콘 게이트라면 앞서 말한 poly depletion 때문에 최대값이 $C_{ox}$보다 작아진다($C_{max} < C_{ox}$). 폴리의 공핍층이 EOT에 더해져 전체 $C$를 끌어내리고, 그 결과 측정된 EOT가 실제 물리 두께보다 두껍게 나온다. (poly depletion이 단순한 손실을 넘어 측정 자체를 왜곡하는 지점이다.)
High-Frequency: 신호가 너무 빨리 전환되어서 소수 캐리어가 따라오지 못한다. 소수 캐리어는 열적 생성/재결합(thermal generation/recombination)이라는 느린 과정으로만 공급되기 때문에 빠른 신호에 반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신호에는 다수 캐리어만 반응한다. 반전이 시작된 뒤로는 공핍층이 최대 깊이에 고정되어 $C_{Si}$가 일정한 최소값에 머물고, 곡선도 낮은 값에서 평평하게 유지된다.
즉 같은 소자라도 저주파에서는 반전 후 $C$가 다시 올라가고, 고주파에서는 낮게 깔린 채로 끝난다. 처음 배울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인데, "소수 캐리어가 신호를 따라잡느냐 못 따라잡느냐"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갈린다고 생각하면 깔끔하다. 그리고 바로 그 따라잡음의 차이가, 앞서 말한 $D_{it}$ 같은 정보를 곡선에서 읽어내는 통로가 된다.
3.6 Quantum-Mechanical 효과

미세화로 EOT가 줄고 도핑 농도 $N$이 커지면, Si 표면에 매우 강한 전기장이 생긴다. 이 강한 전기장이 표면 근처를 좁고 깊은 삼각형 모양의 전위 우물(triangular potential well)로 만든다. 캐리어가 이렇게 좁은 공간에 갇히면 더 이상 고전역학으로 설명이 안 되고, 양자역학적으로 다뤄야 한다.
그 결과 캐리어는 우물 안에서 특정 에너지 준위(2D subband)에만 존재할 수 있게 양자화(quantization) 된다. 이로 인해 (1) 반전층이 계면에 딱 붙지 못하고 살짝 안쪽으로 퍼져서 전하 밀도가 낮아지고, (2) 표면 이동도(surface mobility)가 떨어지며, (3) 문턱전압 $V_T$가 올라간다. 게다가 전하의 무게중심(centroid)이 계면에서 멀어지므로, 이것도 유효 EOT를 키우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
이는 밴드갭 자체가 넓어지는 게 아니라, 강한 전기장이 conduction band를 양자화된 2D subband들로 쪼개고(split) 캐리어의 운동(motion)이 그 우물 안에 갇혀 양자화되는 표면 양자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학부 땐 그냥 "양자효과"로 뭉뚱그려 외웠던 걸, 취업준비를 하면서 다시 파보는 과정에서 비로소 정확한 메커니즘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3.7 Non-Ideal MOS
이제 3.2에서 일부러 무시했던 결함들을 하나씩 되살린다. 이것들은 공통적으로 C–V 곡선을 가로축으로 밀거나(shift), 모양을 일그러뜨린다(distort).

일함수 차이($\phi_{ms}$): 게이트와 반도체의 일함수가 다르면, 전압을 안 걸어도 이미 밴드가 휘어 있다. 평탄대역을 만들려면 $\phi_{ms}$만큼 전압을 더 걸어줘야 하므로, C–V 곡선 전체가 가로축으로 평행 이동한다.
절연막 전하 4가지 (Deal 명명법):
이 네 가지 전하의 표준 명명법을 정리한 사람이 Bruce Deal이다. 산화 속도를 다루는 그 유명한 Deal–Grove 모델(1965)의 그 Deal 맞다. 표기가 책마다 제각각이던 걸 1980년에 표준화한 덕에 지금도 다들 이 명명을 쓴다.
- 계면 포획 전하 $Q_{it}$ — Si/SiO₂ 계면의 끊긴 결합(dangling bond)에서 생긴다. 바이어스에 따라 값이 변하며, 수소 어닐(H₂ anneal)로 결합을 메워(passivation) 줄일 수 있다.
- 고정 산화막 전하 $Q_f$ — 계면 바로 안쪽에 있는 양의 고정 전하로, 산화가 불완전한 부위에서 생긴다.
- 산화막 포획 전하 $Q_{ot}$ — 산화막 내부(bulk)에 있으며, hot carrier 주입이나 방사선(radiation)으로 생긴다. 어닐로 회복 가능하다.
- 이동성 이온 전하 $Q_m$ — Na⁺, K⁺ 같은 오염 이온으로, 바이어스와 온도에 따라 절연막 안을 실제로 이동한다. 그래서 C–V 곡선에 히스테리시스(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경로가 다름)와 시간에 따른 불안정을 일으킨다.
마이클 말론의 『인텔: 끝나지 않은 도전과 혁신』에는 클린룸에 얽힌 재밌는 일화가 나온다. 1960년대 초 MOS 트랜지스터는 동작이 도무지 안정적이지 않아 한때 "쓸 수 없는 기술" 취급을 받았는데, 화장실에 다녀와 손을 씻는 직원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수율과 신뢰성이 들쭉날쭉했다고 할 정도였다. 범인은 산화막 속을 떠돌아다니는 Na⁺ 이온이었다 — 사람의 땀과 피부에 흔한 나트륨이 공정 중에 산화막으로 흘러든 것이다. 문턱전압이 시간에 따라 계속 드리프트하니 소자를 믿을 수가 없었다. 이걸 체계적으로 규명한 게 페어차일드의 Andrew Grove, Bruce Deal, Ed Snow였고, 청정 공정(clean process)으로 나트륨 유입을 잡으면서 MOS 기술이 비로소 살아남았다. 오늘날 fab의 강박적인 청정도 관리가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원은 아마 이 나트륨 이온 사건일 것이다.
Fermi-Level Pinning: 게이트와 절연막의 조합에 따라 그 계면에 전자 상태($Q_{itm}$)가 생기면, 게이트의 페르미 준위가 그 상태들의 전하중성 준위(charge-neutrality level) 근처에 "고정(pin)"되어 버린다. 그러면 게이트가 진공준위(vacuum level) 기준으로 가져야 할 일함수와 실제로 보이는 겉보기 일함수가 달라진다. 학습노트(3)에서 Schottky barrier를 다룰 때 나왔던 그 pinning과 본질적으로 같은 현상인데, HKMG에서는 이게 금속 게이트의 일함수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골치 아픈 문제로 돌아온다.
3.8 Carrier Transport through Dielectric — 누설전류
이상적으로는 절연막이 전류를 완전히 막아야 하지만, 얇아지면 새기 시작한다.

Tunneling: 절연막이 약 4 nm보다 얇아지면 전자가 장벽을 그냥 통과할 확률이 급격히 커진다(본격적으로는 ~3 nm 이하). 두 종류가 있다.
- Direct Tunneling: 전자가 절연막 전체 두께를 그대로 가로질러 빠져나가는 것.
- FN(Fowler–Nordheim) Tunneling: 강한 전기장이 장벽 모양을 삼각형으로 기울여서, 전자가 실제로 통과해야 할 거리를 줄여 빠져나가는 것.
이 tunneling의 정량적 거동은 학습노트(3)에서 ohmic contact의 WKB 근사를 다룰 때 자세히 봤다. 장벽의 폭에 대해 전류가 지수함수적으로 의존한다는 본질은 동일하다. 그래서 절연막을 몇 Å 얇게 만드는 게 누설 전류를 몇 자릿수씩 키울 수 있다. 미세화가 어느 순간 SiO₂로 더 못 가고 High-K로 방향을 튼 이유가 여기 있다.
Avalanche Injection: Si가 deep depletion 상태에 들어가고 전기장이 매우 커지면, 가속된 캐리어가 충돌(impact)로 또 다른 캐리어를 만들어내는 hot carrier가 생긴다. 임계 전기장(critical field)에 도달하면 이 hot carrier가 폭발적으로 늘어 plasma를 형성한다. 학습노트(2)에서 PN junction의 avalanche breakdown을 다뤘는데, 그 impact ionization이 여기 MOS 절연막 앞에서 또 등장하는 것이다.
3.9 High-K Dielectric

3.4에서 EOT를, 3.8에서 누설을 봤으니 이제 둘을 같이 놓고 물질 얘기를 할 수 있다. High-K를 고르는 일은 결국 "$\kappa$는 크되 장벽(밴드갭)은 충분히 높은" 물질을 찾는 줄타기다. $\kappa$가 크면 같은 EOT를 더 두껍게 만들 수 있어 터널링이 줄지만(3.8), 대체로 $\kappa$가 큰 산화물일수록 밴드갭이 작아져 장벽이 낮아지는 역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 후보들의 유전상수($\kappa$, 상대유전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름 그대로 SiO₂보다 $\kappa$가 큰 것들을 묶어 "High-K"라 부른다.
| 절연막 | κ | Bandgap | 비고 |
| SiO₂ | 3.9 | ~9 eV | 기준(reference), 60년 표준 |
| Si₃N₄ | ~7 | ~5 eV | nitride, 중간 단계 |
| Al₂O₃ | ~9 | ~8.8 eV | 밴드갑 크고, 누설 적음 |
| HfO₂ | ~25 | ~5.7 eV | 현재 logic의 주력 High-K |
| ZrO₂ | ~25 | ~5.8 eV | DRAM capacitor 계열 |
| La₂O₃ | ~30 | ~5.5 eV | n-type 일함수 튜닝용 |
| TiO₂ | ~80 | ~3.5 eV | κ는 크나 밴드갭 작아 누설 큼 |
위 표를 보면 선택기준이 한 눈에 들어온다. TiO₂는 $\kappa$가 80에 달하지만 밴드갭이 작아 장벽이 낮고 누설이 커서 게이트 절연막으로는 탈락이다. 반대로 Al₂O₃는 밴드갭은 넉넉한데 $\kappa$가 9 정도로 아쉽다. 결국 $\kappa \approx 25$에 밴드갭 ~5.7 eV로 양쪽을 적당히 만족하고, Si 공정과의 호환성·열적 안정성까지 갖춘 HfO₂ 계열이 logic의 주력으로 살아남았다. (3.7에서 본 Fermi-level pinning이 하필 이 HfO₂ 위 금속 게이트에서 가장 골치였다는 걸 떠올리면, High-K 도입이 단순히 물질 하나 바꾸는 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kappa$·밴드갭·일함수·계면 안정성을 한꺼번에 만족시켜야 했던 셈이다.)
MOS는 전압으로 반도체 표면 전하를 제어하는 직렬 커패시터이고, 미세화 과정에서 생기는 누설·공핍·결함 등을 잡기 위해 재료와 구조가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게이트가 Al에서 poly로, 다시 metal로 돌아오고, 절연막이 SiO₂에서 High-K로 바뀐 그 모든 여정이, 결국은 "표면을 더 정밀하게 제어하겠다"는 목표를 향한 것이었다.
다음 번에는 이 MOS 구조에 소스와 드레인을 붙여 드디어 진짜 트랜지스터, MOSFET의 동작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Si → Junction → Contact → MOS Capacitor까지 쌓아온 이해가, 마침내 하나의 소자에서 종합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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