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3 에로스의 재건을 위하여 - 정강산(2024), 「자본주의 구조위기의 리비도 형세: ‘암울한 세대’ 너머의 감정사를 향하여」 고백하건대, 나는 정신분석학에 관한 개념을 잘 모른다. 제대로 된 입문서 한 권 읽은 적은 한 번도 없거니와, 사회구조의 심층에 대한 분석에 정신분석학적 개념은 자리할 곳은 없고, 크게 의미있는 분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반면, 현상으로서 사회를 뒤덮는 감정들에 대해서는 ‘사회적 평균’ 내지는 ‘전체로서 사회’의 감정구조를 진단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며, 그것을 읽어내는 것이 문화분석의 영역에서 정신분석학이 빛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문화/과학에 실린 정강산의 「자본주의구조위기의 리비도 형세: ‘암울한 세대’ 너머의 감정사를 향하여」는, 그런 의미에서 ‘청년’으로 호명되는 집단이 드러내는 징후들에 대한 가장 탁월한 분석이며 동시에 현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위기가 이토록.. Readings 2024. 7. 3. <더 랍스터>: 기능주의적 극단의 통치가 선사하는 대안 없는 로맨스 올 초에 영화광 친구로부터 추천을 받고, 또 다른 친구에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다른 영화를 추천 받아서 봤다.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기괴한 설정으로 일상적인 소재임에도 쉽사리 주인공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게 만든 상상력과 그에 따른 전개만큼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서사 속에서 주인공과 동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세계관 설정이 주는 기괴함에 묻혀 서사가 주는 재미가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이조차 감독의 의도는 아니더라도 예상범위 내에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디스토피아에 대한 상상력이 주는 역겨움과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도시적 정경과 자연의 풍광들만으로도 시간을 내서 보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배경은 관계에 있어 극단적인 기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다. 심지.. Movies 2024. 6. 23. <가타카>: 디스토피아에서의 연대 오랜만에 를 한 번 더 봤다. 인간의지를 다룬 영화라는 생각 때문에 내 인생영화 중 한 편이지만 주인공을 에단 호크가 분한 빈센트가 아닌 주드로가 분한 빈센트라는 시각에서 보니 디스토피아에서의 연대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내가 봤던 는 인간 의지에 관한 영화였다. 주인공 빈센트는 죽을 ‘운명’을 갖고 태어나 우주비행사의 꿈 꾸는 것은 사치였지만, 노력 끝에 결국 해낸다. 자신의 운명을 버림으로써 역경을 이겨내는, 디스토피아 속에서 어떻게든 우주탐사를 보내는 가타카에 들어가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서사로만 봤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동생 안톤과의 수영시합이다. 그는 어렸을 때 그의 동생과의 수영시합에서 이기면서 자신의 꿈을 꿔도 괜찮다고 믿고 가타카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그리고.. Movies 2021. 8.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