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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3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불가해한 재앙을 대하는 자세 근대성은 자기 자신을 준거로 삼는 합리성이다. 근대인은 도덕적 정당화도 자기 자신으로부터 그 근거를 찾으며,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이러한 논리는 세계에 대한 이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근대과학은 초자연적인 힘에 기대어 세계를 설명하지 않는다. 우연히 일어난 일은 없고 분명 이 계(system) 안에 필연이 존재한다. 과학이 발견한 변수들과 함수로부터 우리는 계에 관한 새로운 예측모델을 만들고, 그에 기초해서 미래를 대비한다. 그리고 그 대상이 복잡한 시스템일 때 우리는 아주 자주 변수를 놓친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지고, 일어날 일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근대인의 숙명은 언제나 무너진 인과적 설명의 모래성을 다시 쌓는 일이다.근대, 재앙, 통치 코엔 형제의 는.. Movies 2024. 7. 28.
알랭 쉬피오, 『숫자에 의한 협치』: 수치의 객관성이라는 허상 근대성의 범주에 ‘계산적 합리성’을 넣지 않는 경우는 드물지만, 통치체제에서 계산적 합리성의 중요성은 내가 들어왔던 많은 비판이론들의 범주에서 과소평가되어 왔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관료제 유토피아』에서 관리 기술에 있어 계산적 합리성의 과잉이 기술혁신을 오히려 저해하는 역설을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알랭 쉬피오는 근대 통치성의 발전을 ‘수치’의 발전의 맥락에서 파악한다. 즉, 계산적 합리성이 ‘수에 의한 조화’라는 이념으로, 근대적 통치 수단인 법이 왕의 자의적 권력행사를 대체하는 권력으로 자리잡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인치를 막는 법의 기능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법에 의한 통치가 숫자에 의한 협치로 대체 되고 있다는 주장은, 법이 효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효용계산에 따라 법의.. Readings 2022. 9. 18.
한석정, <만주모던>: 오래 지속되는 만주국 박근혜 대통령 당시 흔히 ‘유신체제’라는 키워드로 한국정치 체제나 한국사회의 경직성을 분석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탄핵집회 이후 이 시대가 종결됐다는 자축과 함께 유신체제라는 말이 쏙 들어간 것 같다. 개발과 발전이 아니고도 더 좋은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는 없는 것 같은데, 무엇이 대체했는지도 모른 채 우리의 시간만 흐른다. 구체제가 몰락한 이후 단기간에 안정화된 신체제의 모습을 보는 건 어렵지만, 그 체제가 보여줄 수 있는 미래는 유신체제보다 더 빛날 수 있을까? 출간된 지 5년이 다 된 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건, 이 책이 신간이었던 2016년에는 뭐가 오든 한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시대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한국 근대는 만주국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Readings 2021.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