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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민사법

재건축 국면의 상가임차인, 보증금은 누구에게 받아야 하는가 — 대법원 2023다307116 판결

by 양자역학이 좋아 2026. 4. 21.

I. 들어가며 — 재건축 국면에 들어간 상가 임대차

가. 재건축단지 내 상가 임차인 구제

서울 시내 대형 아파트단지가 재건축 궤도에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단지 상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임차인의 일상은 어느 순간부터 여러 법적 단계와 맞물리기 시작한다.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주공고, 이주기간 도과, 인도청구 소송, 강제집행, 철거. 이 일련의 단계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규율하는 사업 진행의 표준적 절차로, 이와 동시에 임차인의 법적 지위가 단계별로 침식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분기점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다.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면 종전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는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해당 부동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그 사용·수익권은 사업시행자(조합)에게 귀속된다.[1] 조합은 이 조항을 근거로 소유자·임차인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임차인에게는 어떤 선택지가 남는가? 첫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 보장하는 보호 장치에 기대어 보증금 반환과 권리금 회수를 주장하는 길. 둘째, 도시정비법 제70조가 따로 마련해 둔 사업시행자에 대한 해지권과 보증금반환청구권 행사의 길. 셋째, 재건축 진행을 사실상 받아들이고 조합과 협상을 통해 이주 조건을 조율하는 길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시점에 어떤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 사안의 개요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은 위 선택지가 현실에서 어떻게 엉키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안이다. 임차인이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고 영업을 인수한 후 커피숍 체인점을 운영하던 중 해당 점포가 재건축 정비구역에 편입되었고, 임대차계약에는 "조합의 이주확정 통보 시 임차인은 보증금 수령 후 조건 없이 상가를 명도한다"는 특약이 포함되어 있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이루어지고 이주기간이 설정된 후, 조합은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인도집행을 완료했다. 임차인은 조합을 상대로 ① 임대차보증금 반환, ②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 ③ 영업손실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사안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이 사안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단일 재건축 분쟁 속에 상가임대차법의 주요 보호 장치 거의 전부가 한꺼번에 문제되기 때문이다. 대항력, 종료 후 임대차관계 존속 의제, 양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권리금 회수 방해 금지, 재건축 사유에 기한 갱신거절. 그리고 이 모든 장치가 도시정비법 제70조 및 제81조의 특칙과 맞닿아 있다. 대법원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를 기각했다. 본 글에서는 재건축 국면의 임차인·조합 등 이해관계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이 판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늠할 수 있도록 한다.


II.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가. 당사자 및 임대차계약

피고는 서울 서초구 일대 정비구역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점포의 소유자 겸 임대인이다. 원고는 2017. 6. 12. 보조참가인과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 월 차임 180만 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전 임차인 I에게 권리금 1,000만 원을 지급한 뒤 와플 판매 커피숍 체인점 영업을 인수했다. 원고는 2017. 6. 24.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원고와 보조참가인은 2020. 3. 10. 임대차계약을 갱신했다(이하 '2차 임대차계약', 갱신 전후를 통틀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임대차기간은 2021. 12. 31.까지로 정했다. 2차 임대차계약서에는 ① 본 상가가 재건축단지 내 상가라는 점, ② 2018. 12.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를 계획했으나 무효소송에서 패한 조합이 항고 중이라는 점, 그리고 ③ "차후 조합의 이주확정 통보 시 임대차기간 만기 전이라도 임차인은 보증금 수령 후 조건 없이 상가를 명도한다"는 특약이 포함되었다.

나. 재건축사업의 진행과 이주공고

피고 조합은 2018. 12. 3.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았고, 2018. 12. 6. 고시되었다.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되었으나 2021. 2.경 법적 분쟁이 해소되었다. 피고는 2021. 4. 30. 이주기간을 2021. 6. 1.부터 2021. 11. 30.까지로 정하여 공고·통지하였다. 보조참가인의 배우자는 2021. 10.경 원고를 찾아가 점포 인도를 요청했으나 원고는 불응했다.

다. 인도소송과 소유권 이전

피고는 2021. 8. 10. 원고가 아닌 전 임차인 I를 상대방으로 이 사건 점포의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1. 11. 25. 선고된 무변론 판결이 2022. 1. 11. 확정되었고, 피고는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2022. 4. 6. 원고에 대한 인도집행을 완료했다(이하 '이 사건 강제집행'). 한편 피고는 2022. 1. 7.자 신탁을 원인으로 하여 2022. 1. 19.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했다(임대차 기간만료 약 19일 후). 건물은 2023. 6. 8.경 완전히 철거되었다.

라. 소송의 경과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본안 소송을 제기하여, ①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의 반환, ② 권리금 1,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③ 영업손실 5,760,366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했다. 아울러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 과정에서 지출한 강제집행비용에 대한 반환채무가 부존재한다는 확인도 구했다.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인도판결의 당사자가 아니고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이후 점포의 점유를 승계한 자도 아니므로 승계집행문 부여가 위법하여 이 사건 강제집행이 위법하게 이루어졌고, 따라서 그에 따른 비용은 피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고, 2심은 채무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한 외에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2심은 민사집행법 제53조 제1항을 근거로 강제집행비용은 별도의 집행권원 없이 기본 집행권원에 터잡아 강제집행절차에서 추심할 수 있고, 집행권원의 채무자는 집행권원 자체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집행비용 채무의 존부를 다투면 충분하다는 논리를 제시하였다.[2] 원고가 상고하자 대법원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부분만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다.


III.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의 법리 분석

1.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 파기환송

가. 원고 청구 - 상임법 및 도시정비법

원고의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는 두 개의 중첩되는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선택적으로 청구한 것이다.
상가임대차법상 임대인 지위 승계를 원인으로 하는 보증금반환청구는 민사 법리에 기반한다. 대항력을 갖춘 상가 임차인의 경우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당연 승계하므로, 소유권을 취득한 양수인(피고)에게 보증금반환청구권이 존재한다는 구성이다.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에 의한 보증금반환청구는 재건축·재개발사업에 특유한 법정 청구권이다. 정비사업 시행으로 임차권 설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진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제1항), 그 해지권자는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제2항).[3] 임대인의 자력과 무관하게 사업시행자인 조합으로부터 직접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해 주는 강력한 권리다.

나. 요건사실

상가임대차법상 지위 승계를 원인으로 하는 보증금반환청구의 요건사실은 ① 임대차계약의 체결, ② 임대차계약의 종료, ③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이다. 임차목적물의 반환은 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한 임대인의 동시이행항변에 대한 재항변 국면에서 문제될 뿐, 청구권의 발생 요건 자체는 아니다. 여기에 종전 임대인이 아닌 양수인을 상대로 청구하기 위한 요건으로 ④ 임차인의 대항력 취득(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1항: 건물 인도 + 사업자등록), ⑤ 임차목적물의 양도가 추가된다.
이 가운데 쟁점은 ④·⑤의 결합, 특히 임대차가 기간만료 등으로 이미 종료된 후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양수인에게 지위가 승계되는지 여부다. 이것이 본 판결의 핵심 법리 쟁점이다.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에 의한 보증금반환청구의 요건사실은 ① 정비사업의 시행, ② 정비사업 시행으로 인한 임차권 설정 목적 달성 불가, ③ 임차인의 해지권 행사(임대차 존속 중), ④ 보증금의 미반환이다. 이 가운데 ③의 해지권이 존속 중인 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형성권인 이상, 임대차가 이미 종료된 후에는 행사할 대상이 없다는 점이 본 사건의 결정적 분기점이다.

다. 하급심의 판단

1심은 2차 임대차계약 특약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주기간 만료일인 2021. 11. 30.자로, 2심은 2021.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각각 보았다. 두 심급 모두 임대차가 피고 소유권 취득(2022. 1. 19.) 이전에 종료되었으므로 임대인 지위 승계를 부정했다.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 부분도, 원고가 임대차 종료 이후인 2022. 11.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서야 해지의 의사표시를 했으므로 제70조 제1항의 해지권을 유효하게 행사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다만 2심은 원고가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인지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기간만료만을 이유로 승계를 부정하였다.

라. 대법원의 법리 — 도시정비법 제3조 제2항과 제9조 제2항

대법원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가임대차법 제3조의 대항력, 제9조 제2항의 임대차관계 존속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했다. 그 법리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은 임대차기간이 끝난 후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한다. 이는 임차인의 점유를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과 마찬가지 정도로 강하게 보호함으로써 보증금반환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이며, 기간만료·당사자 합의 등 종료 원인을 가리지 않는다.[4]

둘째,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은 대항력을 취득한 임차인이 있는 상가건물이 양도된 경우 양수인에게 임대인 지위가 당연히 승계됨을 정한 법률상 당연승계 규정이다.[5] 소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 법률행위든 상속·경매 등 법률의 규정이든 가리지 않고 적용된다.

대법원은 위 두 규정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에 의하여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되므로 그러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3조 제2항에 의하여 양수인에게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

위 판시의 의의는 임대차관계 존속의제 및 지위 승계 규정이 "종료된 임대차"에도 동시에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데 있다. 임대차관계 존속이 의제되는 기간 동안 양도가 이루어지면, 양수인은 "종료된 상태의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인수하게 되며,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한다.
위 법리를 본 사안에 적용하면, 원고가 대항력을 가지고 있다면 임대차가 2021.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된 이후에도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대차관계가 존속되다가 피고의 2022. 1. 19. 소유권 취득으로 지위가 승계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전제인 대항력 유무를 심리하지 않은 채 기간만료만을 이유로 승계를 부정했으므로, 그 법리오해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마.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 — 하급심 판시

대법원은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근거로 상가임대차법상 청구권이 인정되는 이상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판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쟁점은 재건축 국면의 임차인에게 중요한 실무적 함의를 가지므로, 하급심이 해석한 법리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1심과 2심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이 정한 사업시행자에 대한 보증금반환청구권은 제1항의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권리이다. 그런데 해지권은 존속 중인 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형성권이므로, 임차인이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제70조 제2항을 근거로 보증금반환을 구하려면 임대차계약 종료 전에 사업시행자에게 해지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해지 의사표시는 임대차가 2021. 12. 31. 종료된 뒤인 2022. 11. 2.에서야 이루어졌으므로, 제70조 제1항의 해지권 행사는 효력이 없고 그 결과 제2항에 따른 보증금반환청구권도 성립할 수 없다.

나아가 판례는 제70조 제2항에 기한 청구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다음 두 가지 요건을 문언의 해석을 통해 구체화하여 왔다. 첫째, 행사 시기의 제약이다. 임차인이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제2항에 따라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후다.[6]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의하여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있으면 임차권자는 이전고시일까지 사용·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가 사용·수익권을 취득하므로, 그때 비로소 "임차권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게 된다는 이유다. 둘째, 행사 주체의 제약이다. 판례는 제2항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하려면 해당 임차권자가 토지등소유자(임대인)에게 적법하게 대항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고 해석한다.[7] 무단 전차인 등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자까지 이 특칙의 보호를 누리게 하면 "정비사업의 시행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기해 임대인 자력과 무관하게 보증금을 회수하는 결과가 되어 입법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재건축 국면의 임차인이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에 의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후, 그리고 임대차가 종료되기 전에 해지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본 사안처럼 임대차 종료 후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형성권인 해지권의 행사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결과가 되어 도시정비법에 기한 보증금반환청구권의 성립도 차단된다.

2.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청구 — 상고기각

가. 청구의 구조와 요건사실

원고는 피고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강제집행과 건물 철거를 통해 원고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음을 이유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했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은 ① 임대인-임차인 관계의 존재, ②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의 기간(보호기간) 내에 발생한 방해행위, ③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다만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확정적으로 거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실제 주선이 없더라도 요건이 충족된다[8], ④ 제10조의4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임대인의 방해행위, ⑤ 임차인에게 발생한 손해다. ①은 본 사안에서 피고의 임대인 지위 승계 여부에 의존하고, ④는 제10조의4 제1항 단서 및 제2항의 면책사유 부존재를 규범적 요건으로 포함한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일반 채무불이행책임이나 불법행위책임이 아니라 상가임대차법이 요건·배상범위·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며, 그 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은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다.[9]

나. 피고의 항변과 법원의 판단

피고의 방어 논리는 두 가지였다. 첫째, 임대인 지위 미승계 항변이다. 둘째, 가사 지위 승계가 인정되더라도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로 사용수익권이 피고에게 귀속되어 신규 임대차 자체가 불가능했으므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2항 제2호의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1심은 두 번째 항변을 받아들여 권리금 회수 방해를 부정했고, 2심은 첫 번째 항변만을 채택하여 전제 결여를 이유로 기각했다. 대법원은 2심의 미승계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결론을 유지했다. 핵심 판시는 다음과 같다.

피고의 재건축사업에 관하여 이미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었고, 예정된 이주기간이 도과하는 등 재건축사업이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었으며, 임대차계약에도 이주기간에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한다는 취지의 특약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이 적시한 세 가지 사정인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의 완료, 이주기간의 도과, 이주기간 내 인도 특약의 존재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의한 판단이다. 대법원은 명시적으로 조문을 인용하지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이 세 사정을 종합하여 제10조의4 제2항 제2호의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 재건축과 권리금 회수 방해 면책의 실질적 법적 근거

대법원의 판단은 단순히 구체적 사안에 의한 판단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그 배경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와 제10조 제1항 제7호의 규율이 놓여 있다.
제10조의4 제1항 단서는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갱신거절 사유가 있으면 권리금 회수 방해 금지 규정도 적용되지 않도록 한다. 제10조 제1항 제7호는 임대인이 건물 철거·재건축을 위해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세 가지 사유로 나눈다. 가목(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 고지), 나목(노후·훼손), 다목(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이 그것이다.

본 사안에서 피고의 재건축사업은 도시정비법에 따른 전형적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에 해당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로 사업시행자가 사용수익권을 취득한 이상, 임대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건물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제10조 제1항 제7호 다목의 사유가 성립한다. 그 결과 제10조의4 제1항 단서에 의해 권리금 회수 방해 금지 규정 자체의 적용이 배제된다.[10]

나아가 본 사안의 이주 특약("조합의 이주확정 통보 시 임대차기간 만기 전이라도 조건 없이 상가를 명도한다")은 제10조 제1항 제7호 가목의 "계약 체결 당시의 구체적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즉 본 사안은 가목과 다목이 중첩적으로 성립하는 사안이었으며, 대법원이 이주 특약의 존재를 세 가지 사정 중 하나로 명시한 것은 이 점을 배경에 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판례는 다목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다. 정비사업의 단계는 정비구역 지정 → 사업시행인가·고시 →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 이주·철거 → 착공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사업시행인가·고시 단계에 머물러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다목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견해다.[11] 사업시행인가만으로는 임차권자의 사용·수익이 법적으로 제약되지 않으며 점유 회복의 필요성도 아직 없기 때문이다.

3. 영업손실 상당 손해배상청구 — 상고기각

가. 청구의 구조와 요건사실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12. 31.자로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2022. 12. 31.까지 연장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강제집행(2022. 4. 6.) 이후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기간의 일실수입 5,760,366원의 배상을 구했다.
이 청구의 요건사실은 ① 임대차계약의 존속(묵시적 갱신), ② 피고의 귀책사유 있는 행위로 인한 사용·수익 침해, ③ 손해의 발생이다. 그 중 ①이 선결 쟁점으로, 재건축 국면의 갱신거절 법리가 작동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 법원의 판단

1심·2심·대법원 모두 묵시적 갱신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청구를 기각했다. 근거는 2심이 상세히 설시한 바와 같이 ① 보조참가인 측이 2021. 10.경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이 정한 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한 점, ② 2차 임대차계약서가 조합의 이주확정 통보 시 임대차기간 만기 전이라도 조건 없이 명도할 것을 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2021. 10. 8. 이후 관리비를, 2021. 11. 10. 이후 차임을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이다.

다. 재건축 국면의 갱신거절

위 판단의 바탕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다목에 관한 확립된 법리가 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은 임대인이 기간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 묵시적 갱신을 의제하지만, 제10조 제1항 단서 각 호의 사유가 있으면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그 중 다목은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다.

판례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이 시행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이루어지면 종전 건축물의 소유자·임차권자는 이전고시일까지 사용·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가 부동산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본다.[11] 이에 따라 임대인은 원활한 정비사업 시행을 위해 이주기간 내에 세입자를 퇴거시킬 의무가 있고, 결과적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건물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임대차 종료 시점에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이루어졌다면 다목의 갱신거절 사유가 성립한다.

본 사안은 임대차 기간만료 시점(2021. 12. 31.)에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2018. 12. 6.)가 완료되었고, 이주기간(2021. 6. 1. ~ 2021. 11. 30.)도 지나 있었으며, 보조참가인 측의 명시적 갱신거절 의사표시까지 있었다. 다목의 사유와 명시적 갱신거절 의사표시가 모두 충족된 이상 묵시적 갱신의 전제는 성립할 수 없었고, 원고가 주장하는 임대차기간 연장 주장도 인정될 수 없었다.


IV. 정리와 평가

가.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의 의의는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과 제9조 제2항의 해석을 상가임대차 영역에서 명시적으로 판시했다는 점에 있다. 다만 이 법리는 주택임대차 영역에서는 이미 2002년의 대법원 2001다64615 판결을 통해 확립되어 있었고,[1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제4조 제2항이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제9조 제2항에 대응하므로 자연스럽다. 제9조 제2항의 법적 성격에 관한 판례(2016다244224, 2023다257600)와 제3조 제2항의 당연승계 성격에 관한 판례(2016다218874, 2015다59801)도 이미 축적되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본 판결은 독자적 법리 창설이라기보다는 기존 법리의 재확인에 가까울 수도 있다. 다만 두 조항의 해석을 상가임대차의 전형적 재건축 국면에서 명시적으로 적용하여 하급심의 혼란을 정리했다는 실무적 의의가 있다. 아울러 파기환송의 이유로 대항력 심리 미진을 지적한 것은 양수인 승계 쟁점의 판단 구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시는 "원고가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라면, … 제9조 제2항에 의해 임대차관계가 존속된 상태에서 소유권이 이전되므로 제3조 제2항에 따라 지위 승계가 이루어진다"는 조건부 논증이다. 이 구조에 따르면 법원은 ① 임차인의 대항력 유무, ② 임대차 종료 여부와 보증금 미반환 상태의 존재, ③ 그 상태에서 소유권 양도의 존재를 순차로 심리해야 하며, 그 중 어느 단계라도 누락하면 결론에 대한 판단이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원심이 첫 단계인 대항력 유무 심리를 누락한 채 중간 단계의 "임대차 종료"만을 근거로 지위 승계를 부정한 것이 바로 파기 사유가 된 이유다.

본 판결은 임차인이 임대인 지위 승계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국면만을 다룬다. 임차인이 승계를 거부하고 종전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반환받고자 하는 경우의 처리는 본 판결의 범위 바깥에 있다고 할 것이다.[13] 또한 신탁 원인 소유권이전등기가 제3조 제2항의 "양도"에 포섭된다는 점은 본 판결이 전제했을 뿐, 신탁의 특성상 수탁자인 조합이 처분권한 행사 여부를 다투는 국면에서의 추가 논의도 남아 있다.

나. 학계·실무의 평가

본 판결이 터잡은 기존 쟁점들에 관한 학계 논의를 대상판결에 투영해 보면 두 가지 흐름이 감지된다.

첫째, 상임법 제9조 제2항의 법정임대차관계에 관한 법리는 이미 확립되는 추세다. 2016다244224 판결이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 진행을, 2023다257600 판결이 시가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불성립을 각 확인한 뒤, 본 판결이 양수인 승계 법리까지 정리한 구조다. 본 판결이 임대차 종료 원인을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은 학계의 해석론과도 부합한다.[14]

둘째, 임차인 이의제기권(대법원 2001다64615 판결)과의 관계다. 본 판결은 임차인이 승계를 적극 주장하는 국면이어서 이 쟁점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으나, 재건축 국면에서 임차인이 종전 임대인에게서 보증금을 회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의제기권의 행사 시기·요건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 나아가 임대인 지위 승계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도 본 사건과 같은 복합 사안에서 구체적 귀결의 차이를 낳는다. 대법원은 소유권 이전 이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차임·관리비 채권은 별도의 채권양도 절차가 없는 한 양수인에게 이전되지 않고 종전 임대인에게 귀속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15]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 반환 국면에서는 보증금의 담보적 기능을 근거로 승계 전에 발생한 연체차임 등을 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허용한다.[16] 이러한 법리 구도는 본 사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질적으로 작동하여, 피고가 공제 항변으로 주장하는 강제집행비용·미지급관리비 중 소유권 이전 이전에 발생한 부분의 처리에서 예외적 공제의 범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17]

다. 재건축 국면 권리금 회수 방해 법리의 실질적 기준

본 판결이 권리금 회수 방해를 기각한 논리("복합적 사정의 집적")는 1심의 접근("신규 임대차 체결 불가능")과 대비된다. 1심의 접근은 이론적으로 명료하다.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따라 사용수익권이 사업시행자에게 귀속되면 신규 임대차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권리금 회수의 전제인 "신규임차인 주선"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구성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후의 모든 사안에 동일하게 적용될 범용성을 지닌다.
대법원의 접근은 사안별 유연성을 확보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만을 결정적 기준으로 삼는 대신 이주기간 도과와 이주 특약의 존재라는 추가 사정을 결합함으로써,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있었더라도 현실적으로 임대차 유지가 가능한 사정(예컨대 총회결의 무효소송으로 집행이 정지된 기간)에는 판단을 달리할 여지를 남긴다. 본 사건에서도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2018. 12. 6.)가 있었으나 총회결의 무효소송으로 2021. 2.까지 사업이 지연된 기간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대법원 방식의 유연성은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종합적인 사정 판단은 대법원이 재건축 국면의 권리금 회수 방해 쟁점에서 일관되게 유지해 온 해석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대법원은 이미 신규 임차인에게 철거·재건축 계획을 단순히 고지한 것만으로는 방해행위에 해당하지 않고,[^18] 방해행위 해당 여부 판단에 재건축의 객관적 필요성, 계획의 구체화 정도, 고지 내용의 진정성 등 복수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틀을 세워왔다. 본 판결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주기간 도과, 이주 특약이라는 세 사정을 함께 요구한 것도 동일한 방법론의 적용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본 판결이 사업시행자에 대한 법정 사용수익권 귀속이라는 도시정비법의 특수 법리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순수한 민사 재건축 사안과는 구별된다.

대법원이 조문 인용 없이 복합적 사정을 명시한 방식은 향후 하급심이 유사 사안을 판단할 때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단독으로는 부족하고 추가 사정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기준이 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라. 시사점

임차인의 관점. 재건축 국면의 임차인이 보증금과 권리금을 지키려면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첫째, 대항력의 유지. 인도와 사업자등록이라는 대항력 요건은 재건축 국면에서도 핵심 방어선이다. 본 사건 파기환송의 이유가 "대항력 심리 누락"이었다는 점은, 대항력이 있으면 양수인(조합)을 상대로 보증금을 청구할 경로가 열린다는 의미다. 둘째, 해지권 행사 시점의 조기 판단. 도시정비법 제70조 제2항의 경로를 활용하려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후, 그리고 임대차가 종료되기 전에 해지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셋째, 이주 특약의 신중한 해석. "이주확정 통보 시 조건 없이 명도" 유형의 특약이 있으면 임대차 종료시점이 법정 기간만료보다 앞당겨질 수 있고, 묵시적 갱신 주장의 여지도 줄어든다.
조합의 관점. 첫째, 임차인 현황의 정확한 파악. 본 사건에서 조합이 전 임차인을 피고로 오인하여 인도소송을 제기한 것은 승계집행문 절차의 적법성 다툼으로 이어졌다. 세입자 현황신고의 정확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유권이전 시기의 법적 평가. 조합이 신탁 원인 소유권이전등기를 받는 경우에도 이는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의 "양도"에 해당하여 대항력 있는 임차인에 대한 임대인 지위 승계의 효과를 발생시킨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재를 인식한 상태에서 소유권을 취득하면 보증금반환의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게 된다는 점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제78조 제4항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제86조에 따른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 2. 제65조 제1항에 따라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
[2]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40089 판결;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5622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3299 판결 참조.
[3]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0조 제1항: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2항: "제1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사업시행자에게 행사할 수 있다." 제3항은 사업시행자의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구상권을, 제4항은 구상이 되지 않는 경우의 압류 권한을 규정한다.
[4]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44224, 244231 판결;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23다257600 판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 "임대차기간이 끝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 2016다244224 판결은 주택임대차 사건에서 소멸시효 비진행 법리를 선언하면서 그 부수적 설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2항과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이 동일한 취지를 담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후 2023다257600 판결은 상가임대차 사건에서 제9조 제2항의 입법 취지를 원용하여 시가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불성립을 선언하였다. 두 규정은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운용된다.
[5]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주택임대차 영역의 선구적 판결로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616 판결 및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참조.
[6]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다260636 판결. 다만 동 판결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전이라도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 사회통념상 임대차관계 유지가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7]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 62578 판결. 제70조 제2항(당시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2항)의 입법 취지상 토지등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무단 전차인 등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한 보증금반환청구권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판시.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항·제2항은 현행법 제70조 제1항·제2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8]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할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거절행위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거절행위에 해당한다.
[9]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60586 판결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 성질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며, 그 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시기는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이라고 판시했다. 종래 학설상 채무불이행책임설·불법행위책임설·법정책임설이 대립했으나 위 판결로 법정책임설로 정리되었다. 관련 평석으로 신동현. (2024).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지체책임 발생 시기. 집합건물법학, (51), 65-102 참조.
[10] 다만 대법원은 제10조 제1항 제7호의 갱신거절 요건과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권리금 회수 방해 요건이 서로 별개임을 판시해 왔다. 단순히 재건축 계획을 고지한 것만으로는 방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건물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임대 가능기간만 고수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방해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다202498 판결;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2다233607 판결; 대법원 2024. 7. 31. 선고 2024다232530 판결). 본 대상판결은 이러한 흐름을 전제로 하면서도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완료, 이주기간 도과, 이주 특약의 존재라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 제10조의4 제1항의 방해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재건축 사안에서 적용한 것이다.
[11]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 62578 판결.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로 종전 건축물의 소유자·임차권자 등이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고 사업시행자가 부동산 인도를 구할 수 있게 되는 효과는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현행 제81조 제1항)에 따른다. 사업시행인가·고시 단계만으로는 제10조 제1항 제7호 다목의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은 하급심의 일관된 태도다.
[12]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대항력 있는 주택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되므로, 그러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이 양도되면 같은 법 제3조 제2항에 의하여 양수인에게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는 법리를 최초로 명시한 선례.
[13]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임차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나,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은 이 조항의 입법 취지가 임차인 보호에 있음을 근거로, 임차인이 지위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 경우 양도인의 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14] 법정임대차관계의 성립 요건을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와 "보증금 미반환"의 두 가지로 정리하면서 종료 원인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로 정은아. (2024).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미반환 시 법정임대차관계에 대한 소고: 최근의 판결례를 중심으로. 일감부동산법학, (28), 107-139 참조.
[15]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다3022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갱신거절 사유로 규정한다. 임차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차임채권은 별도의 채권양도 절차가 없는 한 양수인에게 이전되지 않으므로, 양수인이 위 조항에 기한 해지권을 행사하려면 소유권 이전 이후 자신에 대한 연체차임이 3기 이상에 달하여야 한다.
[16]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차보증금은 목적물이 반환될 때까지 발생하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므로, 양수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전까지 발생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
[17] 학계에서는 2016다218874, 2016다277880 등 관련 판례들이 "임대인 지위는 승계되지만 기 발생 연체차임채권 자체는 별도의 채권양도 없이는 승계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에 비추어, 대체로 계약인수설(협의의 지위승계설)에 입각한 입장으로 평가한다. 이에 대하여는 포괄승계설에 선 서술이 강하게 제기되어, 임대차계약의 당사자 지위뿐만 아니라 그에 기초하여 이미 발생한 일체의 권리·의무까지 양수인에게 이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 대법원 법리를 비판하는 견해가 유력하다. 상세한 논의로는 사동천. (2018). 임대인 지위승계 시의 기 발생된 채권의 승계 여부: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6다277880 판결. 홍익법학, 19(4), 699-729; 정병호. (2018). 대항력 있는 임대차 목적물 양도와 연체차임 등 공제: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법조, 67(2), 479-509; 전경근. (2017). 연체차임의 공제: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법조, 66(4), 552-579; 이준현. (2004).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와 임차인의 동의 또는 승낙. 인권과 정의, (329), 149-165 등 참조.
[^18]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다202498 판결;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2다233607 판결; 대법원 2024. 7. 31. 선고 2024다232530 판결.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철거·재건축 계획과 그 시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임대인의 고지 내용에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각 목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