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nslation

[번역] 코스타스 라파비차스, 정부가 월스트리트를 부상시켰다고?

by 양자역학이 좋아 2017. 2. 1.

금융화(Financialization)는 낯선 단어이지만 현대 자본주의의 중요한 측면을 잘 드러낸다.

지난 수십년 간, 금융부문은 현저하게 성장해 경제 전체를 지배하는 위치까지 이르렀다몇몇 논자들은 금융의 부상을 정부정책의 결과라 주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에서의 규제완화가 월스트리트에 이익이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금융화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어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즉 금융화는 이미 경제와 사회의 내적 경향에 의해 근본적 실제가 됐고, 정부정책은 금융의 이익에 따른 것이다.

금융화는 1970년대에 시작돼 40여 년간 이어져 온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전환의 뿌리는 기술과 노동조건의 근원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혁명은 아직 충분히 그 이유가 규명되진 못했지만, 지속적인 생산성 성장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동시에,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고용이 불안정해졌으며, 소득불평등이 심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경제의 생산부문은 주춤했고, 금융부문은 팽창했다. 이 불균형은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이러한 내재적 변화들은 금융화된 환경에서 특징적인 세 가지 추세를 이끌었다. 셋 모두 미국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첫째, 비금융부문 대기업, 예를 들어 정유 회사나 자동차 회사가 금융화됐다. , 비금융부문 대기업은 투자에 댈 재원이 충분해졌기에 은행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워진 한편, 금융사업으로 상당한 수익을 낸다. 통념과는 달리, 금융화는 대형은행이 대기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금융화라는 것은 대형은행과 대기업이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지배하지 않고 금융활동에 더 활발히 참여함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대형은행은 비금융부문 대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얻었던 방법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이제 대형은행은 금융시장에서 거래하고, 개인과 가계를 상대하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개별 가계가 대출, 저축, 연금, 보험 등을 통해 은행, 보험사 등의 금융기관에 노출되는 정도가 전례 없이 높아지면서, 개별가계가 금융화됐다. 이제 개인소득은 은행 수익의 중요한 원천이다.

변화의 역사적 본질은 지난 수십 년간 금융수익의 현저한 성장에서 잘 드러난다. 아래 표는 1955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의 총 국내수익에 대한 공식금융기관의 수익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총 국내수익은 기본적으로 국내산업의 총 기업이윤(corporate profit)으로 구성된다. 사실 이 수치는 재무 간부들에게 지급된 보너스, 비금융부문 법인기업의 금융수익을 제외한 값이므로 실제 값보다 낮다. 그런데도 금융화 경향은 드러난다.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초까지, 금융수익은 전체 수익에서 꽤 안정적인 비율이었다. 1970년대에 금융화가 시작되면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금융화는 상승국면에 있었다. 20년 동안 금융수익의 전체 수익에 대한 비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때 금융거품이 일어나고 보통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의 저축대부조합 사태(Savings and Loans Crisis)와 같이 금융수익이 급락하는 금융위기(financial crisis)로 끝맺었다. 이후 곧 상승국면이 재개했다.

금융화의 불안정성이 공언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금융은 상대적으로 생산으로부터 유리돼 있으며, 잘 들여다보면 대출과 부채, 혹은 채권과 반대채권(counter-obligation)과 같이 가치생산과정과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탑을 쌓는다. 붕괴는 빈번한 최종결과로 나타난다.

2007-09의 위기 때 이는 가장 현저하게 드러났다. 가계 채무를 급격하게 팽창시킨 2000년대 부동산 버블에 뒤따랐던 2007-09의 위기 금융 수익이 재앙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복은 빨랐지만 2009년 이래 금융수익의 비율은 완만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뉴 노멀(New Normal)이란 불황에 빠진 한편, 지난 버블의 거대한 채무과잉은 금융화에 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저 월 스트리트 규제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근본적인 수준에서의 금융화에 맞서야 한다. 비금융부문 법인기업이 금융활동에서 벗어나 생산활동에 투자를 늘리도록 장려해야 한다. 은행이 생산부문을 지원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가계의 의존을 줄도록 잘 짜인 공공정책이 필요하다. 어떤 단계도 간단하지 않고, 모든 단계에서 우리가 사는 방식, 우리가 노동하는 방식, 우리가 연구하는 방식 모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수반될 것이다. 그러나 가치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 2016.04.19.


* 저자소개

코스타스 라파비차스(Costas Lapavitsas)는 런던대학교 동양 아프리카대학의 경제학 교수이며, 『Profiting Without Producing: How Finance Exploit Us All』의 저자다. 2015년에 그는 그리스 의회의 구성원으로서시리자 정권에 참여했다.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in-theory/wp/2016/04/19/the-government-isnt-to-blame-for-the-rise-of-wall-street/?utm_term=.e7783f26f109 (도표의 출처도 원글과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