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회사법

이사 보수한도 주주총회 결의와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

양자역학이 좋아 2026. 4. 10. 20:58

I. '셀프 보수 승인 결의'의 종언

 2023년 남양유업 정기주주총회에서, 당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는 이사 보수한도를 50억 원으로 정하는 안건에 직접 찬성표를 행사하였다. 의결권 있는 주식 679,712주 중 약 54.7%(372,107주)를 보유한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수 상한 안건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한 셈이다.[1] 상근감사가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른바 ’셀프 보수 승인’이 공개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한국앤컴퍼니에서도 반복되었다. 상근 사내이사이자 최대주주(42.03%)가 2024년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70억 원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고, 구속 수감 기간 중에도 이사 보수 총액의 대부분인 약 47억 원을 수령한 것이 문제가 되어 2026년 1월 결의 취소 판결을 받았다.[2]

 이들 사건은 모두 지배주주가 동시에 이사인 상황에서, 보수한도 결의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없었던 사안이다. 종전 실무는 개별 이사의 보수액을 정하는 결의에서만 해당 이사의 특별이해관계를 인정하고, 이사 전체의 보수한도를 정하는 결의에서는 의결권을 제한하지 않았다. 보수한도 결의는 전체 이사에 대한 총한도액만을 정하고 구체적인 개별 이사 보수는 이사회에서 정하므로, 주주총회 결의의 내용이 특정 이사 개인의 이해관계와 직접 견련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 논거였다.[3] 이러한 실무 운영은 2023년 이후 하급심에서 판단이 갈리기 시작하였고, 대법원은 2025다210138·210139 판결과 2025다219931 판결을 통해 이를 명시적으로 부정하였다.


II. ‘특별한 이해관계’ 일반론의 형성과 의결권 제한

1. 판례의 법리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특별한 이해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법이 아무런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2007. 9. 6. 선고 2007다40000 판결에서, ’특별한 이해관계’란 “특정 주주가 주주의 입장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말하며, “주주의 의결권은 주주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이므로 특별이해관계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그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4] 이 대법원 판결은 특별이해관계의 판단 기준을 ’주주로서의 일반적 이해’와 ’개인적 이해’의 구분에 두었고, 이후 상법 제368조 제3항 의결권 제한 규정 관련 판례의 출발점이 되었다.

2. 학설 논의

 특별이해관계의 의의에 관해서는 학설상 이른바 ’개인법설’이 통설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 개인법설은 특별이해관계를 ’주주가 그 결의에 의하여 주주의 자격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받는 이익 또는 손해’로 파악한다. 회사의 지배에 관한 이해관계(예: 이사의 선임·해임)는 특별이해관계에 해당하지 않지만, 주주가 주주의 자격을 넘어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해를 가지는 경우(예: 회사와 주주 사이의 자기거래, 이사의 보수)는 특별이해관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5] 다만, ’특별한 이해관계’의 범위를 둘러싸고는 학설 간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 특별이해관계를 넓게 보아 결의 결과에 의하여 다른 주주와 공유되지 않는 이해관계가 발생하는 경우 전반으로 파악하는 견해(광의설)가 있는 반면, 이를 좁게 해석하여 주주가 결의의 직접적 상대방이 되거나 결의 내용 자체가 주주 개인의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경우에 한정하는 견해(협의설)도 있다.[6] 보수한도 결의와 같이 직접성과 간접성의 경계에 있는 유형에서는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3. 해외 입법례와의 비교

 이사 보수와 관련한 의결권 제한 문제에서, 각국의 접근은 상당히 다르다.

 독일 주식법(Aktiengesetz)은 이사(Vorstand)의 보수를 감사위원회(Aufsichtsrat)가 결정하는 이원적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를 직접 결의하는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2009년 VorstAG 개정 이후 도입된 Say on Pay 투표(§120a AktG)도 권고적 효력에 그치며, 구속력 있는 이사의 보수 결정권은 감사위원회에 유보되어 있다.[7] 일본 회사법 제361조는 한국 상법 제388조와 유사하게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 제한에 관한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보수위원회 설치회사에서는 위원회가 보수를 결정하므로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 없는 것이다.[8] 미국에서는 이사 보수가 원칙적으로 이사회(보수위원회)에서 결정되며, 2010년 Dodd-Frank Act에 의해 도입된 Say on Pay는 비구속적 주주 투표(advisory vote)이다. 이사의 보수가 과도한 경우 사후적으로 수임인의 의무(fiduciary duty) 위반으로 다투어지며, entire fairness test가 적용된다.[9]

 한국 상법 제388조와 일본 회사법 제361조는 모두 ’정관에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는 동일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정관에 이사 보수를 확정하면 주주총회 결의 자체가 불요하므로, 이론적으로는 정관 규정을 통한 우회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무상 대다수의 회사가 정관에 보수액을 확정하지 않고 매년 주주총회에서 보수한도를 결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결국 주주총회 결의에서의 의결권 제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일본의 경우, 보수위원회 설치회사에서는 위원회가 개인별 보수를 결정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 없으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대다수의 비공개회사에서는 한국과 동일한 문제가 잠재하여 있다. 다만 일본은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 제한에 관한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한국 상법에서와 같은 해석론적 쟁점이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사 보수 결정에서 핵심적인 이해상충은 지배주주가 이사를 겸하는 경우에 집중된다. 지배주주 겸 이사가 자신의 보수를 사실상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에 대해, 각국은 서로 다른 경로로 대응하고 있다. 독일은 보수 결정 기관 자체를 분리하여(감사위원회에 의한 결정), 이해상충의 발생 자체를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미국 델라웨어주 법은 이해관계 있는 거래에 대해 entire fairness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사후적으로 통제하되, 독립이사 또는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다수결에 의한 승인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심사기준이 완화되는 세이프 하버 체계를 두고 있다.[10] 이에 비하여 한국 대법원이 2025다219931에서 채택한 접근은 독특하다. 보수 결정 기관을 분리하거나 사후적 공정성 심사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라는 단일한 의사결정 기구 안에서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자체를 사전에 배제하는 방식이다. 이는 결의의 공정성을 ’참여 자격의 통제’를 통해 확보하는 것으로, 제도적 분리나 사후적 심사와는 구별되는 한국 상법 고유의 규율 방식이라 할 수 있다.


III. 감사 선임 결의와 정족수 산정의 선례: 2016다222996

1. 판례의 법리

 이사 보수 결의에서의 정족수 산정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사 선임 결의에 관한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6다222996 판결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판결은 상법 제371조 제2항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하는 해석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로서, 2025다219931와 동일한 논증 구조를 택한 선례이다.[11]

 상법 제409조 제2항은 감사 선임 시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한다. 상법 제371조 제2항은 이러한 의결권 제한 주식을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발행주식총수에서의 제외를 명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두 조문을 문언 그대로 적용하면, 대주주의 지분율이 일정 수준을 넘는 회사에서는 감사 선임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12]

 대법원은 이러한 결과가 “감사를 주식회사의 필요적 상설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법의 기본 입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하면서, “감사의 선임에서 3% 초과 주식은 상법 제37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법 제368조 제1항에서 말하는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2. 학설 논의: 제371조 제1항/제2항 구분론 vs 목적론적 해석론

 이 판결을 둘러싼 학설의 대립은 제371조의 조문 체계 해석에 집중된다.

 문언 충실론(제371조 제1항/제2항 구분론)은, 입법자가 제1항(의결권 없는 주식의 발행주식총수 산입 배제)과 제2항(특별이해관계인·3% 초과 주식의 출석 의결권 수 산입 배제)을 별도 항으로 구분하여 규정한 것은 의도적 구분이라고 본다. 이 견해에 따르면, 제2항 소정의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에는 산입하되 출석 의결권에서만 배제하는 것이 조문 체계에 부합한다.[13]

 이에 대해 목적론적 해석론은, 의결권 제한의 취지가 결의의 공정성 확보에 있는 이상,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여 정족수 충족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제도의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한다. 대법원은 후자의 입장을 취하여, 제371조 제2항의 문언을 넘어서는 해석을 채택한 것이다.

3. 이사 보수 결의 정족수 산정에 대한 법리적 선례

 2016다222996 판결이 이후 이사 보수 결의에 미친 영향은, 해당 법리가 직접 적용된 것이 아니라 유추적용의 기초가 되는 법리적 선례를 제공한 데 있다. 감사 선임에서 3% 초과 주식의 발행주식총수 제외를 인정한 해석론, 즉 의결권 제한의 취지를 관철하기 위해 제371조 제2항의 문언을 넘어서는 목적론적 축소가 허용된다는 논증 구조가, 이사 보수 결의에서의 특별이해관계인 주식 처리에도 그대로 원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다219931 판결은 위 판례를 명시적으로 참조하지는 않았으나,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다3585 판결을 인용하면서 동일한 논리 구조를 채택하였다.[14]


IV. 이사 보수한도 결의에서의 특별이해관계 확대: 2025다210138·210139

1. 하급심의 법리와 판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3가합66328 판결

 2023가합66328 판결(1심)은, 이사 보수한도 결의에서 이사인 주주가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다.[15] 1심은 “이사의 보수한도액을 정하는 결의가 이루어지면 그 한도 내에서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되므로 위 결의에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이사의 보수한도액은 향후 개별 이사에 대한 구체적인 보수액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점, 주주인 이사의 보수는 회사의 지배에 관한 이해관계가 아니라 해당 주주의 개인적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서울고등법원 2025. 1. 22. 선고 2024나2027590 판결(2심)은 원심을 유지하면서, “실제로 지급된 보수가 이사보수한도를 하회하더라도 참가인은 이 사건 결의에 관하여 개인적인 이해를 가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추가하였다.[16] 이 판시는, 보수한도가 실제 지급 보수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더라도 한도 자체가 이사에게 보수 수취의 가능성을 부여하는 지위를 형성하므로, 특별이해관계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2. 학설 논의

 보수한도 결의에서의 특별이해관계 인정 여부에 관해서는, 하급심 판결 이전부터 학설이 갈리고 있었다.

 (1) 긍정설(다수설)은, 보수한도 결의도 각 이사가 받을 수 있는 보수의 최대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므로, 개별 보수액 결의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한도가 높게 정해지면 이사의 보수 수취 가능성이 확대되고, 낮게 정해지면 축소되므로, 이사 개인의 경제적 이해와 밀접하게 결부된다는 것이다. 보수한도 결의와 보수액 결의를 구분하여 의결권 제한의 범위를 달리하는 것은 형식적 구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17]

 (2) 부정설은, 보수한도 결의의 내용은 이사 전체에 대한 총한도액이지 특정 이사 개인에게 귀속되는 구체적 보수가 아니므로, 개인적 이해관계의 직접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본다. 이 입장에서는,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해상충 규제 법리를 주주와 회사의 관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주주대표소송이나 보수위원회 등 별도의 통제 장치를 통해 과도한 보수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18]

3. 심리불속행 기각의 의미

 대법원은 2025. 4. 24.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을 확정하였다(2025다210138, 2025다210139).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별도의 법리를 설시하지 않고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판례 법리의 ’설시’는 아니다. 그러나 원심의 법리적 판단에 오류가 없다는 의미에서 실무적으로는 선례적 효력이 인정된다. 이 판결을 통해, 보수한도 결의에서도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법리가 대법원 차원에서 묵시적이나마 최초로 확인된 것이다.


V. 2025다219931의 핵심 법리: 실무 기준의 완성

1. 사안의 개요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은, 비상장 주식회사에서 이사 보수한도 결의 시 대표이사인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 문제된 사건이다.[19] 원심(서울고등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나206327 판결)은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과 정족수 제외를 인정하여 결의 취소를 명하였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다. 앞선 2025다210138·210139가 심리불속행이었던 것과 달리, 본 판결은 명시적인 법리 설시를 포함하고 있어 실무 기준으로서의 독자적 의의가 있다.

2. 판시의 구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상법 제388조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결의할 때에 주주 전원이 이사라거나 특별이해관계 있는 자를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인 동시에 이사인 자는 특별한 이해관계 있는 자로서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이때 특별이해관계 있는 주주가 가진 주식의 의결권 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수에 산입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상법 제371조 제2항) 상법 제368조 제1항의 정족수 계산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의 총수’에도 산입되지 아니함이 타당하다.”

(1) 특별이해관계인성의 인정

 먼저, 대법원은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결의할 때’ 포괄적으로 이사 보수 의제에 관한 결의 전부에 대하여 특별이해관계로 인정하여, 개별 보수액 결의와 보수한도 결의를 구분하지 않고 ’보수’라는 상위 개념으로 양자를 통합한 것이다. 이로써 종전 실무에서의 개별 보수액 결의에서만 특별이해관계를 인정하고 보수한도 결의에서는 부정하는 견해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2) 의결 정족수 산정의 구체화

 둘째, 대법원은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이 (i)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서 제외되고, (ii)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하였다.

항목 특별이해관계인 주식 포함 시 특별이해관계인 주식 제외 시
발행주식총수 10,000주 5,000주 (이사인 주주 5,000주 제외)
발행총수 기준 요건 2,500주 이상 출석 1,250주 이상 출석
출석 의결권 8,000주 (이사인 주주 포함) 3,000주 (이사인 주주 제외)
과반수 요건 4,001주 이상 찬성 1,501주 이상 찬성

위 예시는 이사 겸 주주가 5,000주를 보유하고, 총 8,000주가 출석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면서 출석 의결권에서만 제외할 경우(좌측 열), 이사가 아닌 주주 3,000주만으로는 발행주식총수 10,000주의 4분의 1(= 2,500주)이라는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교착 상태가 발생한다. 본 판결은 이러한 교착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하는 해석을 명시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 법리의 근거로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다3585 판결을 참조하였다. 이 판결은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설시한 것으로, 감사 선임에 관한 2016다222996 판결과 함께 본 판결 법리의 논리적 기초를 이룬다.

(3) 예외적 상황에 대한 유보

 셋째, 판시는 “주주 전원이 이사라거나 특별이해관계 있는 자를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유보하였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요건 하에서 예외가 인정되는지는 향후 판례의 축적에 따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 결의취소사유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원심이 결의취소로 판단한 것을 유지하면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법 제368조 제3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하였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행사를 포함하여 이루어진 결의의 하자는 결의취소 사유(결의방법의 법령 위반)임을 확인한 것이다.[20]

7. 제371조 제2항 개정의 과제

 본 판결이 발행주식총수에서의 제외를 인정한 것은 제371조 제2항의 문언(“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을 넘어서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이를 제368조 제3항의 규범적 취지를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화하고 있으나, 학계에서는 현행 조문이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규율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석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21] 현행 상법 제371조는 1995년 상법 개정 이전의 의사정족수 체계를 전제로 제정된 것이어서, 의사정족수가 폐지된 현행법 체계에서는 조문 전체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VI. 실무적 시사점

1. 이사 보수/한도 주주총회 결의

 본 판결에 따라, 이사 보수 또는 보수한도 안건을 상정하는 주주총회에서는 다음 사항의 사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i)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 주주 겸 이사의 확정 및 그 보유 주식수의 파악, (ii) 해당 주식을 제외한 기준에 따른 의결 정족수의 사전 산정, (iii) 의사록에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사실과 정족수 충족 내역의 기재.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을 제외하고도 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주총 개최 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결의 자체가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하자 있는 결의로 판단될 수 있다.

2. 비상장주식회사에서의 구조적 딜레마

 본 판결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배주주가 이사를 겸하면서 높은 지분을 보유하는 비상장 주식회사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을 제외하면 정족수 충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판결이 언급한 ’특별한 사정’의 예외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i) 정관에 이사 보수 규정을 두는 방법(상법 제388조 전단), (ii) 이사가 아닌 주주의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 또는 상향하는 지배구조의 조정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3. 판례 변천 연표

시기 판결/사건 핵심 쟁점 의의
2007. 7. 2006다3585 특별이해관계인 주식의 발행주식총수 산입 여부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하는 법리 설시
2007. 9. 2007다40000 ‘특별한 이해관계’ 일반론 ’주주의 입장을 떠난 개인적 이해관계’라는 판단 기준 정립
2016. 8. 2016다222996 감사 선임 시 3% 초과 주식의 발행주식총수 제외 제371조 제2항 문언을 넘어 발행주식총수 제외를 인정한 목적론적 해석
~2023 학설·실무 합의 개별 보수액 결의 특정 이사의 보수액 결의 시 해당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 제한이 이론적으로 합의됨
2024~2025 2023가합66328
→ 2024나2027590
보수한도 결의에서의 특별이해관계 하급심에서 최초로 보수한도 결의까지 특별이해관계 인정
2025. 4. 2025다210138
·210139
보수한도 결의(대법원)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되어 보수한도 결의에서의 의결권 제한이 대법원 차원에서 최초로 확인됨
2026. 4. 2025다219931 정족수 산정 방식 + 보수한도 보수한도 포함 이사 보수 결의 전반에서 특별이해관계를 인정하고 발행주식총수 제외를 명시하여 실무 기준을 정립

[1] 남양유업은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50억 원으로 정하는 제6호 의안을 상정하였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 679,712주 중 약 54.7%(372,10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는 해당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여 안건이 가결되었다. 남양유업 상근감사 심혜섭이 2023. 5. 30.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지배주주(지분 42.03%)이자 사내이사가 2024년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70억 원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하여 출석 주식 중 67.9%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되었고, 법원은 2026년 1월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3] 종전의 통상적인 학설 및 실무는, 주주총회에서 전체 이사 보수를 한도로 정하는 경우(pooling)에는 이사인 주주는 특별이해관계가 없어서 의결권이 인정된다고 보아 왔다. 그 논거는, 보수한도 결의의 경우 전체 이사에 대해 보수 한도만을 정하고 구체적인 이사별 보수 지급액은 이사회에서 정하는 구조이므로, 해당 이사 개인이 안건과 견련하여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4]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40000 판결. 사실관계: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특정 주주에게 직접 경제적 이해가 귀속되는 결의가 문제되었다. 법리: 상법 제368조 제3항의 ’특별한 이해관계’란 특정 주주가 주주의 입장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말하며, 의결권은 주주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이므로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포섭 및 결론: 대법원은 해당 주주의 특별이해관계를 인정하여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그 외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행사에 의해 성립한 결의의 하자가 결의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도 확인하였다.

[5] 안강현, “상법상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에 관한 검토 — 입법론을 포함하여”, 상사법연구 제36권 제1호 (2017), 273-304면. 동 논문은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에 대한 입법론도 검토하고 있다.

[6] 광의설과 협의설의 대립에 관해서는, 정동윤, 「상법(상)」 개정증보판, 법문사 (2003), 508-509면; 정찬형, 「상법강의(상)」 제10판, 박영사 (2007), 774면 등 참조. 광의설은 결의의 공정성 확보라는 제도 취지를 강조하고, 협의설은 주주 의결권의 본질적 성격에 비추어 제한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7] 독일 주식법(AktG) §113은 감사위원회 위원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120a는 2009년 VorstAG 개정으로 도입된 이사 보수 정책에 대한 주주총회 권고적 투표(Say on Pay)를 규정한다. 이사(Vorstand)의 구체적 보수는 감사위원회(Aufsichtsrat)의 전속적 결정 사항이다.

[8] 일본 회사법 제361조 제1항은 “이사의 보수, 상여 그 밖에 직무 수행의 대가로서 주식회사로부터 받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한다”고 규정한다. 보수위원회 설치회사에서는 보수위원회가 개인별 보수를 결정하므로(회사법 제404조 제3항), 주주총회 결의가 불필요하다.

[9] 미국의 경우, 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 §951(2010)이 Say on Pay를 도입하였으나, 이는 advisory vote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 이사 보수의 적정성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entire fairness test(자기거래에 준하는 심사기준) 또는 waste doctrine에 의한다.

[10] 미국 델라웨어주에서는 지배주주가 관여하는 이해관계 거래(conflicted transaction)에 대해 원칙적으로 entire fairness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i)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승인과 (ii)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과반수 승인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에는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으로 심사기준이 완화된다. 2025년 3월 DGCL §144 개정으로 이 세이프 하버 체계가 성문화되었다. 독일에서는 이사(Vorstand)의 보수를 감사위원회(Aufsichtsrat)가 결정하므로,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적 문제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11]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6다222996 판결. 사실관계: 발행주식 총 1,000주를 원고(340주), 소외 1(330주), 소외 2(330주)가 보유한 비상장회사에서 감사 선임 결의가 문제됨. 각 주주는 감사 선임 시 발행주식총수의 3%(30주)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됨(상법 제409조 제2항). 법리: 3% 초과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면 정족수 충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므로, “감사의 선임에서 3% 초과 주식은 상법 제37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법 제368조 제1항에서 말하는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판시. 포섭 및 결론: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를 90주로 산정하여, 소외 1과 소외 2의 찬성(각 30주, 합계 60주)이 정족수를 충족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이어서 감사를 반드시 선임하지 않아도 되는 주식회사의 경우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12] 예컨대 발행주식총수가 1,000주인 회사에서 주주 3인이 각각 340주, 330주, 33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감사 선임 시 각 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3%(30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3인 전원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의 합계는 최대 90주에 불과하다. 그런데 발행주식총수(1,000주)의 4분의 1인 250주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90주 전부가 찬성하더라도 250주에는 도달할 수 없다. 일반화하면, 어느 한 주주의 지분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8%를 초과하는 경우, 그 주주의 3% 초과분이 발행주식총수의 75% 이상을 점하게 되어 나머지 의결권으로는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을 채울 수 없게 된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340주, 34%)의 3% 초과분(310주)만으로 이미 발행주식총수의 31%에 달하여, 3인 전원의 의결가능 주식(90주)이 정족수(250주)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었다.

[13] 이 견해의 논거는, 제371조 제1항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면서 제2항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한 것은 입법자의 의도적 구분이라는 것이다.

[14]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다3585 판결. 2025다219931 판결이 명시적으로 참조한 선례이다. 특별이해관계 있는 주주가 가진 주식의 의결권 수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수에 산입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정족수 계산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의 총수에도 산입되지 아니한다는 법리를 설시한 판결이다.

[15]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3가합66328 판결. 사실관계: 남양유업의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50억 원 결의 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인 C(372,107주)이 의결권을 행사하여 출석주식 528,189주 중 436,746주의 찬성으로 안건 가결. 남양유업 감사 A가 결의 취소 소송 제기. 법리: C은 보수한도액을 정하는 결의가 이루어지면 그 한도 내에서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되므로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 포섭 및 결론: C의 주식을 출석 의결권 수와 찬성주식수에서 제외하면, 찬성주식수 64,639주(= 436,746 - 372,107)가 출석 의결권 과반(78,041주)에 미달하여 부결되었을 것이므로, 결의방법상의 하자가 있어 취소. 그 외 법원은 재량기각 항변에 대해, 이사 보수에 관한 결의는 회사에 미치는 손해를 상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일반거래의 안전과도 무관하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16] 서울고등법원 2025. 1. 22. 선고 2024나2027590 판결. 2심은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3가합66328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다음을 추가하였다: “실제로 지급된 보수가 이사보수한도를 하회하더라도 참가인은 이 사건 결의에 관하여 개인적인 이해를 가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참가인(C)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사해방지참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각하되었고, 보조참가에 기한 항소는 기각되었다.

[17] 안강현, 앞 논문(각주 5), 273-304면; “이사의 보수 관련 법적 쟁점과 상법 개정 검토”, 성균관법학 제37권 제2호 (2025).

[18] 김화진,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와 상법 제368조 제4항의 해석”, 저스티스 (2008. 2.). 이 논문은 미국과 독일의 입법례를 비교법적으로 검토하면서, 이사 보수 결의에서의 의결권 제한에 대한 대안적 통제 수단으로 주주대표소송, 회사 내부 기구적 장치(보수위원회), 이사 보수의 공시를 제시하였다.

[19]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 사실관계: 비상장 주식회사에서 대표이사인 주주가 이사 보수한도 결의에 의결권을 행사하여 안건 가결하고, 소수 주주 측이 회사를 상대로 결의 취소 소송 제기. 원심(서울고등법원 2025나206327)은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과 정족수 제외를 인정하여 결의 취소. 법리: (i) 이사 보수에 관한 결의에서 주주인 동시에 이사인 자는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 행사 불가하고, (ii) 특별이해관계인 주식은 출석 의결권 수 및 발행주식총수 양쪽에서 제외하며, (iii) 주주 전원이 이사인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 가능성 유보된다. 포섭 및 결론: 이 사건에서는 이사 아닌 주주가 존재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심 유지, 상고 기각.

[20] 결의 하자의 유형에 관하여, 학설상으로는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행사가 결의취소 사유(결의방법의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결의무효 사유(결의내용의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논의가 있었으나, 대법원은 일관되게 결의취소 사유로 취급하고 있다. 2016다222996 판결의 원심에서도 동일한 쟁점이 다루어진 바 있다. 정준우, “감사선임에 관한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과 의결정족수의 계산”, 법조 제65권 제9호 (2016), 694-715면 참조.

[21] 안강현, 앞 논문(각주 5), 273-30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