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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 Short Review: 판타지 없는 히어로물

양자역학이 좋아 2021. 8. 10. 22:52

<염력>의 한 장면.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다.

오래전 본 영화에 관한 생각이 이제야 정리가 된다.

<염력>은 히어로물 특유의 스펙터클이 잘 살려지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남는 건 음울한 동시대사에 관한 기록이란 생각뿐이라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위안이 되어준 영화다.

<염력>이 지시하는 사건이 무엇인지 기억한다면, 이 영화가 갖는 의미는 달라진다. 그것은 비단 주인공의 초능력 발휘가 긍정적인 결말을 낳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류승룡이 쓰는 염력은 볼 때마다 그 비현실성 때문에 스크린이 더 멀리 느껴진다. 희망조차 주지 않는다. 감동도 박진감도, 쾌감도 없다. 다른 영화에서 찾을 수 없는 통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철거용역과 싸우는데 사용했던 자신의 염력을, 주인공이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소박하게 쓰는 모습은 해피앤딩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보다 이뤄낼 수 없었던 유토피아적인 엔딩이란 의미에서 묘한 서글픔을 인다.

히어로물이라는 관점에서 이 영화가 우수하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남는 씁쓸함이 괜찮지 않아서 위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