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노동법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퇴직금 판결로 본 임금성의 기준(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19994)

양자역학이 좋아 2026. 4. 18. 14:17

I. 들어가며 — 성과연동 보상체계의 확산과 퇴직금 소송

  1994년 삼성전자가 목표 인센티브(TAI)를 도입한 이래,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SK하이닉스가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PS)을 도입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 LG디스플레이·현대해상화재보험·서울보증보험·한국유리공업·한화오션 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재무지표에 연동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다. 성과급은 대체로 당기순이익·영업이익·경제적 부가가치(EVA) 등을 지급 재원으로 삼고, 그 구간별 달성도에 따라 지급률을 차등화하는 제도를 공유한다.

  임금체계에 성과급제 도입 이후, 총보상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졌다. 대기업·금융권에서는 성과급이 연봉의 20-50%에 이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최근 반도체 산업은 2025년 메모리 품귀와 함께 엄청난 호황을 맞아 이에 맞추어 책정된 SK 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연일 화제가 될 정도로 극단적인 변동 폭을 보이기도 한다. 경영 불황기에 지불하는 임금이 적어 경영진에게도 부담이 없지만, 퇴직 시점에서 평균임금 산입 여부를 둘러싼 분쟁 발생시에는 재무적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현대해상화재보험 사건만 해도 보험업계 전반에 미칠 잠재적 리스크가 조 단위로 거론되었을 정도이다.

  이 글에서는 퇴직금 산정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느냐의 쟁점을 다룬다. 대법원에서 그동안 어떻게 다뤄왔고 최근 선고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판결문을 분석해보고, 그 함의를 설명하고자 한다.

  경영성과급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 즉 임금에 해당하는가?

II. 성과급 임금성 판단 판례 법리의 연혁적 발전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은 지난 20여 년간 크게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해 왔다.

제1기(2005-2017): 부정 법리의 확립.

   대법원은 사기업 경영성과급 일반에 대해 임금성을 일관되게 부정해 왔다. 현대자동차 목표달성 성과급 사건[1]에서 대법원은 "매년 노사 간 합의로 구체적인 지급조건이 정해지며 그 해의 생산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나 지급률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의무가 있는 임금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같은 해 현대중공업 사건[2]에서는 매출신장률·공수능력향상률·안전활동·제안활동을 통한 생산성 향상률·무쟁의 여부 등의 평가 요소가 "구체적인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임금성이 부정되었다. 이 단계의 지배적 인식은 "기업·집단의 성과를 기초로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는 성과배분적 성격의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다"로 요약할 수 있다.[3]

제2기(2018-2025): 공공기관 판결의 충격과 하급심의 혼란.

   2018년 대법원은 공공기관 퇴직금에 관해서는 조금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한국감정원 사건[4]과 주택도시보증공사 사건[5]이다. 대법원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대상·지급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다면, 이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하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하였다. 이 판결은 "지급 여부나 지급률이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일정한 지급기준과 방식이 정해져 있고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기만 하면 지급이 이루어지는 급여라면 지급의무가 인정된다"는 견지에서 지급의무성 개념을 종전 판례보다 넓게 풀었고, '기관의 집단적 성과'에 연동된 성과급에 대해서도 임금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다.

   공공기관 판결은 사기업 영역에 즉각적인 파급효과를 낳았다. 위 판시에서도 보듯 "공공기관"이란 조건이 붙어있었으나, 근본적으로 "공공기관은 되고 사기업은 왜 안 되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 하급심은 회사별로 엇갈린 판단을 내렸고, 같은 회사의 동일 쟁점 성과급에 대해서도 소송마다 결론이 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예컨대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두 차례의 소송 중 1차 소송의 항소심은 목표 인센티브·성과 인센티브 모두의 임금성을 부정한 반면, 2차 소송의 1심은 동일한 인센티브에 대해 임금성을 인정하였다.[6] 다른 기업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기 한국유리공업(서울고법 2020나2012736)과 현대해상화재보험(서울고법 2021나2015527)에서는 임금성이 인정되었고, LG디스플레이(서울남부지법 2020나72056)와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대구고법 2020나26223)에서는 부정되었다.[7] 임금성을 긍정한 하급심은 "집단적 협업 근로가 경영성과에 기여한 가치를 평가해 지급하는 것이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논거(집단적 성과급의 근로대가성 인정론)와 "평균임금 제도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전체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 이를 제외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논거(평균임금 제도의 취지론)를 전개하였다. 반대로 부정한 하급심은 "재무성과는 근로자 개인의 근로제공 외에 시장 상황·경영 판단·자본 규모 등 외부 요인에 좌우된다"는 외부요인 의존성론과 "성과배분은 근로복지기본법상 기업근로복지에 속하고 같은 법은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한다"는 체계 해석론을 내세웠다.[8]

   이 하급심 혼란기의 분석 구조는 학계에서도 포착되었다. 하급심 판결례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한 연구는, 임금성 판단의 핵심이 결국 "지급 결정에 있어 실질적인 권한 및 재량이 사용자에게 존재하는지,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게 된 목적이나 동기가 무엇인지, 경영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 액수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라는 근로대가성의 핵심 사실관계에 있다고 정리하면서, 근로대가성 중심의 제한론을 제시하였다.[9]

제3기(2026. 1. - 3.): 대법원의 정리

   2026년 1월 29일부터 3월 12일 사이, 대법원은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쟁점으로 하는 9건 이상의 판결을 집중적으로 선고하였다. 삼성전자(2021다248299)를 필두로 서울보증보험(2022다255454), LG디스플레이(2021다270517), SK하이닉스(2021다219994), 한국유리공업(2021다265102), 현대해상화재보험(2022다215715), 한화오션(2025다210219)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중 임금성이 긍정된 것은 오직 삼성전자의 TAI 하나뿐이다. 나머지 8건은 모두 임금성이 부정되었다. 삼성전자의 TAI만 임금성이 인정된 것은, 구체적 사안을 고려한 예외가 아니라 대법원이 재원의 성격(외부요인 의존도)과 지급의무의 사전적 확정성(규정 명시성)이라는 구별기준에 따라 판단한 결과다.

   이 글에서는 대법원에서 집중적으로 선고한 판례 중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판결을 중심축으로 삼아, 경영성과급에 대한 임금성 판단기준을 이해하고, 그 한계점을 살펴본다.

 

III.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범위

 

1. 임금성 인정의 3요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는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판례는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을 세 요건으로 정리해 왔다: (1) 근로의 대가로 지급될 것(근로대가성), (2)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될 것, (3)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을 것.[10] 이 세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근로대가성 — 주된 인과관계와 통제가능성

   세 요건 중 이번 대법원 판례 쟁점의 중심은 단연 첫 번째, 근로대가성이다. 판례는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판시해 왔다.[11] 그러나 '직접적·밀접한 관련성'이라는 기준은 문언 그 자체로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이 기준이 경영성과급이라는 구체적 금품을 만나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판례가 축적되며 점진적으로 구체화되어 왔다.

   2026년 1월 29일 선고된 삼성전자 판결은 이 추상적 기준을 비로소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근로제공과의 '직접적·밀접한 관련성'을 판단하는 하위 기준으로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이 지급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등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12] 즉, 근로대가성을 (i) 통제가능성(controllability)과 (ii) 주된 인과관계(primary causation)의 이중 기준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기준은 외부요인 의존성론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종전 판례가 "외부 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의 결론만을 선언하던 것을, 이제 대법원은 '근로자의 영향력이 얼마나 작용할 수 있는가'와 '그 영향력이 결과를 좌우하는 지배적 인과관계를 형성하는가'라는 두 기준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으로 법리를 구체화하였다. 이 구조는 삼성전자 TAI(긍정)와 OPI(부정)의 분화, 그리고 SK하이닉스 PI·PS(부정)의 결론을 관통하는 공통의 분석 도구가 된다.

 

3. 지급의무 — 확정성의 단계적 판단

   계속적·정기적 지급, 그리고 지급의무의 존재는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다. 지급의무는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판단된다.

   첫째, 취업규칙·단체협약·급여규정에 지급의 근거와 기준이 명시되어 있는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그 다음 단계로 간다. 둘째, 매년 노사합의 또는 사용자의 결정으로 지급이 이루어졌는지, 이루어졌다면 그것이 일정한 관행을 형성하였는지. 셋째, 관행이 형성되었다면 그것이 '규범적 사실'로서 사실상의 지급의무를 발생시키는지. 판례는 노동관행에 의한 지급의무 성립의 요건을 엄격히 보는데, 서울보증보험 판결[13]은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그 관행이 근로관계의 당사자 특히 사용자에게 의해서도 해당 내용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묵시적으로 승인되어 근로자들도 그 관행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번 2026년 판결군에서 대법원이 지급 중단 이력이 있었다는 사정을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한화오션 등에서 지급의무 부정의 근거로 활용한 것이다. SK하이닉스에서는 2001년과 2009년의 지급 중단이, 서울보증보험에서는 14년 중 지급률이 0%였던 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한화오션에서는 2015-2017년과 2021-2023년의 지급 중단이 각각 근로자들에게 규범의식이 형성될 여지를 부정하는 근거로 제시되었다.

 

IV. 2026년 1-3월 대법원 선고 대표 판결

   2026년 1월부터 3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선고된 대표적 판결은 다음과 같다.

회사 선고일 사건
번호
성과급 명칭 재원 지급률 변동 지급 중단
이력
결론
삼성전자 2026. 1. 29. 2021248299 TAI (목표 인센티브) 월 기준급 120% 기본, 재무성과 70% + 전략과제 30% 평가로 지급률 결정 연봉의 0-10% 없음 인정
(파기환송)
삼성전자 2026. 1. 29. 2021248299 OPI (성과 인센티브) 사업부 EVA 20% 연봉의 0-50% 해당 사업부에서 EVA 미발생 시 부정
서울보증보험 2026. 1. 29. 2022255454 특별성과급 당기순이익 실현이 지급조건 0-300% (14년간) 여러 차례 부정
(파기환송)
LG디스플레이 2026. 1. 29. 2021270517 PS 2006, 2011, 2018, 2019 부정
(심리불속행)
SK하이닉스 2026. 2. 12. 2021219994 PI·PS 영업이익 등 재무지표 매년 노사합의로 결정 2001, 2009 부정
(상고기각)
한국유리공업 2026. 2. 12. 2021265102 경영성과급 단체협약상 순이익 30억 원 이상 구간별 구간별 차등 부정
(파기환송)
현대해상화재보험 2026. 2. 26. 2022215715 경영성과급 0-716% 부정
(파기환송)
한화오션 2026. 3. 12. 2025210219 성과배분 상여금/경영평가 연계 성과보상금 영업이익·경상이익·당기순이익 매년 노사교섭으로 결정 2015-2017, 2021-2023 부정
(상고기각)

   9건 중 임금성이 인정된 것은 단 하나, 삼성전자 TAI뿐이다. 이 유일한 예외가 대법원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드러낸다.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회사의 업종이나 규모가 아니라, 성과급의 제도 설계 그 자체이다.

 

V. 삼성전자 판결(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1. 사실관계

    삼성전자는 1994년 도입 이래 두 종류의 경영성과급을 운영해 왔다. 목표 인센티브(Target Achievement Incentive, TAI)는 반기별로 지급되며,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에 조직별 지급률을 곱해 산정된다. 지급률은 사업부문과 사업부 단위로 매겨진 평가 등급(A-D)에 따라 0-100%로 결정되며, 평가는 재무성과 70% 가중과 전략과제 이행 정도 30% 가중으로 구성된다. 성과 인센티브(Overall Performance Incentive, OPI) (2017년 이전에는 PS, Profit Sharing)는 연 1회 지급되며,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경제적 부가가치(EVA,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금액)의 20%를 재원으로 각 사업부 소속 근로자들에게 분배된다. 연봉제 근로자의 경우 연봉의 0-50% 범위에서 지급률이 결정된다.

 

2. 하급심의 판단

    퇴직자 15명이 2019년 6월 두 인센티브 모두를 평균임금에 포함시킬 것을 구하는 퇴직금 차액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수원지방법원 2019가합19095)과 항소심(수원고등법원 2020나26504) 모두 원고 전부 패소 판결을 하였다. 하급심의 핵심 논거는 "지급 대상과 지급 조건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원심은 "목표 인센티브를 계산하기 위한 지급률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근로자에게 어떤 지급률을 적용할 것인지에 관한 사항이 사전에 규정되어 있지 않고 경영진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주어진 것으로 보이며, 성과 인센티브를 계산하기 위한 지급률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거나 특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판시하였다.

 

3. TAI 임금성 판단 — 긍정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에 대하여는 원심을 파기하였다.

(1) 지급의무의 확정성.

    상여기초금액이 사전에 확정된 산식(월 기준급의 120%)으로 설정되어 있고, 평가등급별 지급률(A=100%, B=50%, C=25%, D=0%)이 취업규칙에 구체적으로 수치화되어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되었다. 어떤 근로자가 어떤 등급을 받을지 여부의 '결과'는 미확정이지만, 각 결과에 이르는 '산식'은 사전에 확정되어 있다.

(2) 근로대가성 — 통제가능성과 주된 인과관계의 적용.

    TAI 판단에서 대법원은 새로운 분석도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법원은 TAI의 평가 항목을 해체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재무성과 70% 가중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출'은 "전사적 차원의 근로 제공이 집약되어 나타난 성과"로서 근로제공과 직접 관련된다. 전략과제 이행 정도 30%는 "근로 제공의 양이나 질을 높임으로써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므로 근로대가성이 인정된다. 더욱이 지급률 변동 범위가 연봉 기준 0-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이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 변동급'이라는 성격을 뒷받침한다.

    대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가깝다"고 판시하였다.[14]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는 이익배분이고,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은 임금이다. 둘 사이의 구별 기준은 통제가능성과 주된 인과관계가 무엇이냐의 문제다.

 

4. OPI 임금성 판단 — 부정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OPI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임금성을 부정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원인 EVA의 발생 자체가 외부요인에 지배된다. "EVA 발생 여부와 규모가 자본 규모, 비용 지출,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제공 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근로자가 지급기준을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지급률이 연봉의 0%에서 50%까지 큰 폭으로 변동한다. 이는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 보상'이라기보다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가깝다.

    대법원은 결론적으로 "성과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의해 지급의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주목할 점은 OPI의 경우 취업규칙에 지급의무의 근거가 있다는 점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임금성이 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급의무 요건이 충족되어도 근로대가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임금성이 부정된다는 법리를 선명히 보여준 대목이다.

 

VI. SK하이닉스 판결(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19994)

1. 사실관계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1999년 IMF 외환위기 직후 도입되어 두 축으로 운영되어 왔다. 생산성 격려금(Productivity Incentive, PI)은 반기별로 지급되며, 기본급의 150% 수준에서 영업이익, 시장가 대비 평균 판매 단가, 생산량 목표 달성률 등의 지표를 종합하여 지급률이 결정된다. 초과이익 분배금(Profit Sharing, PS)은 연 1회 지급되며, 연간 영업이익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연봉의 일정 비율 범위에서 지급된다.

    SK하이닉스는 이 두 성과급에 관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지급의 근거와 기준을 명시하지 않았다. 매년 임금교섭을 통해 지급률을 결정하는 방식이 유지되어 왔으며, 2001년과 2009년에는 경영 사정을 이유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2. PI·PS의 임금성 — 부정

    대법원은 PI·PS 모두의 임금성을 부정하였다.

(1) 지급의무의 불확정성.

    SK하이닉스 판결에서는 PI·PS에 대한 지급의무가 모두 부정된다. 취업규칙 등에 지급 근거가 없고 매년 노사합의로 지급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지급의무가 확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2001년과 2009년의 실제 지급 중단은 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지급이 사측의 재량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로자로서는 매년 임금교섭 전에는 성과급을 청구할 확정된 권리를 갖지 못한다.

(2) 관행에 의한 지급의무 성립 부정.

    SK하이닉스는 PI·PS를 10년 이상 매년 지급해 왔다. 그렇다면 장기간의 관행이 규범적 사실로서 지급의무를 발생시킨 것은 아닌가? 대법원은 이를 부정했다. 관행이 규범의식으로 승격되기 위해서는 "근로관계의 당사자 특히 사용자에 의해서도 해당 내용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묵시적으로 승인되어 근로자들도 그 관행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확신하고 있어야" 하는데, 2001년과 2009년의 지급 중단 사례가 존재하는 이상 사용자의 묵시적 승인과 근로자의 확신 모두 부정될 수밖에 없다. 즉, 관행적으로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계약의 내용이 근로계약에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급 중단 이력은 관행의 규범성을 차단하는 결정적 반증이 된다.

(3) 근로대가성의 부정.

    지급의무 단계에서 이미 임금성이 부정되므로 근로대가성 단계의 판단은 부차적이지만, 대법원은 PI와 PS 각각에 대해 근로대가성을 부정하였다. PI에 관해서는 영업이익·시장가 대비 평균 판매 단가·생산량 목표 달성률 등의 지급기준 지표가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 외에 시장 상황·경영 판단 등 외부 환경 변수"에 좌우되어 근로제공과 지급기준 충족 사이에 주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PS에 관해서는 재원 자체가 연간 영업이익의 초과분을 재원으로 삼는 구조이어서 '사업이익의 분배'일 뿐 근로제공의 대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요컨대 PI는 지급기준의 통제 불가능성, PS는 재원의 이익분배성이라는 기준에서 근로대가성이 부정된 것이다.

 

3. 삼성전자 TAI와의 비교

    SK하이닉스 PI는 삼성전자 TAI와 유사하게 반기별 지급·재무지표 기반·목표달성에 따라 결정된다. 그럼에도 결론이 엇갈린 이유는 두 요소의 결합에 있다.

    첫째, 제도 규범화의 정도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에 지급 공식과 등급별 지급률을 명시해 두었고, SK하이닉스는 매년 노사합의에 의존했다. 둘째, 지급률 변동성의 폭이 다르다. 삼성전자 TAI는 연봉의 0-10% 수준에서 변동하는 반면, SK하이닉스 PI·PS는 매년의 경영성과에 따라 폭 넓게 변동해왔다. 셋째, 지급 중단 이력이 다르다. 삼성전자 TAI는 단 한 해도 중단 없이 운영된 반면, SK하이닉스는 2001년과 2009년 두 차례 중단 이력이 있다.

    규범화 정도는 규정 차원, 변동성 폭은 결과 차원, 지급 중단 이력은 실행 차원의 확정성을 각각 반영하여, 대법원은 이 세 차원을 종합하여, TAI는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 변동급'이되 PI·PS는 '이익분배'라는 질적으로 다른 성질을 가졌다고 구별한 것이다.[15]

 

VII. 서울보증보험·LG디스플레이·한화오션 판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 최근 선고된 판결 중 주목할 세 건을 간략히 살펴본다.

    서울보증보험 사건(2022다255454).

    특별성과급은 '당기순이익 실현'이 지급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었고, 매년 노사합의로 지급기준이 마련되었으며 원수보험료·구상금·세전 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 항목의 목표 달성 구간에 따라 차등 지급되었다. 14년간 지급률이 0%-300% 사이에서 변동하였다. 1심은 임금성을 부정했으나 항소심은 "근로자의 집단적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기능하였고 기준연도 근무기간에 따른 차등률이 적용된 점"을 이유로 임금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파기환송하여 임금성을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두 축에서 이를 논증하였다. 첫째, 근로대가성 단계에서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지급조건이 외부요인에 좌우되는 변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당기순이익은 시장 상황·경영 판단·자본 규모 등 근로제공 외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그것이 지급의 절대적 선행조건이라는 것은 곧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둘째, 지급의무 단계에서 14년 중 지급률 0%의 해가 여러 차례 존재하였다는 사실이 관행에 의한 지급의무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다. 특별성과급을 관행으로 지급해 왔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하여, 대법원은 실제 중단 이력이 반복적으로 존재한 이상 규범적 사실로서의 지급의무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16]

LG디스플레이 사건(2021다270517).

    PS가 문제되었는데, 단체협약·취업규칙·급여규정 어디에도 지급 근거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4개 연도에는 지급이 없었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임금성 부정)을 확정하였다. 규범화 결여·지급 중단 이력 등 요건이 불충족되어 지급의무가 부정된 사안이다.

한화오션 사건(2025다210219).

    성과배분 상여금(2001-2014)과 경영평가 연계 성과보상금(2018-2020)이 문제되었다. 재원은 영업이익·경상이익·당기순이익이었고, 2015-2017년, 2021-2023년 장기 지급 중단 이력이 있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임금성을 부정하였고, 대법원은 상고기각으로 이를 확정하였다. 주목할 점은 창원지방법원의 1심 판결이 근로복지기본법 체계 해석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것이다. "성과배분제도에 기초한 이익배분 성격의 경영성과급은 임금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제외된다"는 법리를 내세웠다.[17] 이 체계 해석은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채택한 것은 아니나, SK하이닉스·서울보증보험·한화오션 판결이 공유하는 '성과급=이익분배'라는 규범적 관점의 배후에서 위 법리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VIII. 함의: 성과급 제도설계의 딜레마

 

    이번 판결군이 인사·노무 실무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영성과급이 임금으로 분류되지 않게 하려면 제도를 설계할 때 세 가지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첫째, 재원을 재무지표에 고정한다. 당기순이익·영업이익·EVA 등 외부요인 의존성이 높은 지표를 재원 산정의 기준으로 명시함으로써 근로자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변수에 성과급을 연동시킨다. 둘째, 지급 여부와 지급률에 대한 사용자의 재량을 규정으로 확보한다. 취업규칙 등에 "사업주는 경영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재량 조항을 명시하고, 지급률 결정의 구체적 권한을 경영진에게 유보한다. 셋째, 실제 지급이력에 간헐적 중단을 포함시킨다. 실적이 악화된 해에는 실제로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지급 중단도 가능한 제도'라는 사실을 실증한다. 이 세 조건이 결합되면 성과급의 법적 성격이 '이익분배'로 고정되어 임금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근로자가 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아래 조건을 관철시켜야 한다. 재무성과 외에 근로자 집단의 직접적 업무 수행 지표(생산성 향상률·품질 지표·전략과제 이행도 등)를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고 그 가중치를 높인다. 지급률의 등급별 수치를 취업규칙에 명시하고 지급 산식을 규범화한다. 지급 중단 없는 연속 지급 이력을 유지한다. 이 세 요소가 갖추어지면 성과급은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 변동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기업의 입장에서 임금으로 인정되는 성과급 제도를 선택할 경제적 유인은 크지 않다. 임금으로 인정되면 평균임금 산입에 따른 퇴직금 부담이 증가하고, 최소지급액 보장이 있는 경우 통상임금 산입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의 기준 금액이 상승하며, 나아가 소급 지급 청구 시 수년치 퇴직금을 일시에 부담하게 된다. 반대로 임금성이 없는 성과급 제도는 재무적 탄력성을 유지하면서 퇴직금·통상임금 리스크를 차단한다. 기업들은 이번 판결들을 제도 개편의 신호로 받아들여 기본급 비중 확대, 재량형 상여제 도입, 집단성과 지표 축소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정을 떠나는 순간, 이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기업에게 실제로 이익이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 기업이 성과급의 재무적 탄력성을 극대화할수록 근로자의 예측가능한 생활임금은 축소된다. 경영 및 인사관리의 측면에서도 근로자의 근로의욕 고취에 있어서도, 근로대가성이 없는 인과관계 없는 보수 비중의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근로자 이탈·이직률 상승·노사갈등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노사관계 리스크는 커지고 생산성은 떨어지고 결국 기업가치도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퇴직금과 관련한 성과급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쟁 뒤편에, 기업 내 보상구조 전반 설계의 문제가 놓여 있는 것이다.

 

IX. 판결이 남긴 의문 — TAI 구성부분의 비율이 달라도 동일한 판단이 나올까?

    이번 판결군의 가장 예리한 쟁점은 삼성전자 TAI와 OPI를 가르는 대법원의 논거가 내부적으로 일관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두 인센티브 제도의 결정요인을 재구성하면 문제가 선명하게 보인다.

    TAI의 지급률은 재무성과 70% + 전략과제 30%로 결정된다. 그리고 그 재무성과 70% 내부는 다시 매출 60% + 이익 40%로 구성되어 있다. 즉 TAI 지급률 전체 중 '이익' 지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 40% = 28%이다. 그런데 이 '이익' 지표는 OPI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EVA와 본질적으로 같은 성격의 재무지표이다. 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이익이든 EVA든 모두 자본 규모, 비용 지출,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외부요인의 지배를 받는 것은 자명하다.

    대법원은 OPI에 대해 "EVA 발생 여부와 규모가 자본 규모, 비용 지출,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제공 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렇다면 TAI 평가 항목 중 28% 비중을 차지하는 '이익' 지표도 같은 성격의 외부요인 의존 지표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 부분에 관해 별도의 설명 없이 TAI 전체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으로 판단하였다.

    대법원 판결을 일관된 논리로 이해하기 위해선, 결국 '근로의 대가'와 '사업이익의 분배'가 구별되는 층위의 문제가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대법원이 TAI의 임금성을 인정한 근거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는 점, 평가 항목의 기능·목적·내용·평가방식을 고려할 때 전체로서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즉 사전 확정된 지급률 산식과 통제 가능한 항목의 결합이라는 임금성의 요건은 전체 산식의 구성과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되는 것이지, 산식을 구성하는 개별 세부항목들의 성질로 쪼개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층위에 대한 견해는, 만약 어떤 기업이 지급률 산식에서 '매출·전략과제' 항목의 가중치를 줄이고 '이익' 항목의 가중치를 높인다면, 그 성과급도 여전히 TAI와 같은 구조로 임금으로 인정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형식적으로는 사전 확정된 지급 공식과 통제가능한 항목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OPI와 거의 동일한 성과급 제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향후 하급심에서 반복적으로 다투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의 구별기준은 통제가능한 항목의 존재 여부(범주 판단)에 치우친 반면, 그 항목이 전체 지급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정도 판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TAI의 매출·전략과제 비중이 결합하여 72%(60% × 70% + 30% = 72%)에 이른 것은 임금성 인정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비중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보다 낮은 비중에서 같은 결론이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

    또 하나의 의문은 '지급 규모의 변동 폭'이 임금성 판단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는가이다. 대법원은 TAI의 지급률 변동 폭이 연봉의 0-10%로 '안정적'이라는 점을 임금성 인정의 근거로 든 반면, OPI의 변동 폭이 연봉의 0-50%로 '폭이 크다'는 점을 임금성 부정의 근거로 들었다. 그런데 변동 폭 자체를 근로대가성 요건이나 지급의무 요건의 구성요소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변동 폭은 두 요건의 충족 여부를 간접적으로 추단케 하는 지표일 뿐, 이 지표가 법원의 판단에 왜 영향을 주는 지표인지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다. 가령 지급률이 0-25%인 성과급은 TAI에 가까운가 OPI에 가까운가?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선언적 차원에서는 명료해보이지만 적용적 차원에서는 완전히 쟁점을 정리했다고 볼 수 없다. 통제가능성·주된 인과관계·변동 폭·지급 중단 이력이라는 네 지표에 사이에 어떠한 논리적 선결관계가 존재하고, 어떠한 산술적 가중치로 결합하여 최종 판단에 이르는 것인가에 관한 기준이 모호한 이상, 하급심 법원은 각 구체적 사안에 따라 상이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공공기관 판결 이후 하급심 판결이 갈린 것과 유사한 양상의 실무상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

 

X. 향후 전망 —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연관성

1. 2024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관계

    2024년 12월 19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글의 분석대상인 경영성과급 판결군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통상임금 전합은 재직 조건부 급여의 통상임금성에 관해 기존 법리를 변경하면서, 성과급에 관하여도 다음과 같은 일반 법리를 제시하였다.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단순히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업무성과를 달성하거나 그에 대한 평가결과가 어떠한 기준에 이르러야 지급되므로,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최소한도의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한 경우 그 금액(이하 '최소지급분'이라 한다)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18]

    성과급 일반에 대한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최소지급분” 법리는 위 전원합의체(2020다247190)에서 처음 정립되었고, 한수원 사건(2023다216777)은 이를 전년도 성과급 구조와 최소지급분 범위에 구체 적용한 후속 판결이다.

    물론, 이번 경영성과급 판결군은 통상임금 전합 판결과 동일한 쟁점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 체계상 임금에 관한 개념 중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은 서로 다른 개념이고, 각각 다른 요건에 의하여 판단된다.[19][20] 평균임금(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6호)은 사후적으로 실제 지급된 임금 총액을 기초로 산정되며 근로대가성(같은 항 제5호)을 핵심 요건으로 한다. 통상임금(같은 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사전적 가상 개념으로서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라는 더 좁은 요건, 즉 소정근로 대가성을 요구한다. 평균임금의 범위는 통상임금보다 포괄적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TAI가 평균임금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된 것이 TAI가 자동으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 전합 판결과 이번 판결군 사이에 실무상 접점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이 하나 있다. 이번 판결군에서 대법원이 TAI의 임금성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든 근거 중 하나가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는 점이었다. 만약 기업이 경영성과급에 "평가 등급과 무관하게 최소한 월 기준급의 일정 비율을 보장한다"는 최소지급분 조항을 두면, 2024년 통상임금 전합 법리상 그 최소지급분은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다. 즉 경영성과급이 임금이자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것과 별개로, 그 내부에 최소지급분이 설계되어 있다면 그 부분은 임금이자 통상임금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점은 기업이 경영성과급 제도를 설계할 때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2. 돌고돌아 다시 본질로: 임금이란 무엇인가?

 

    이번 판결군을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노동법의 오래된 질문인 '임금의 본질'에 대한 의문으로 귀결된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근로의 대가"로 정의하지만, 21세기 기업의 보상구조는 기본급·고정상여·재직수당·성과급·스톡옵션·복리후생 등 다양한 구성요소로 분화되어 있고 각 구성요소의 법적 성격이 상이하다. 고정성의 정도, 근로제공과의 관련성, 사용자의 재량 폭에 따라 임금성과 이익분배성 사이의 연속적 스펙트럼 위에서 각 보상이 어디에 위치하는지가 달라진다.

    이번 판결군은 경영성과급을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번에 제시된 통제가능성과 주된 인과관계, 지급의무의 사전적 확정성을 기준으로 '임금'과 '근로복지'를 구별하였지만, 분화된 현실의 보상구조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각 성질을 파악해 개별 기업의 성과급 제도에 대하여 노·사 양 당사자의 진의를 해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지적한 모호한 영역에 대해서는 향후 하급심에서 다투어질 것이고, 대법원은 언젠가 다시 한 번 이 쟁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판결군의 배후에는 앞서 살펴본 근로복지기본법 체계 해석이 규범적 전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로복지기본법은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면서 성과배분제도를 '기업근로복지'의 한 형태로 편제하고 있는데(한화오션 1심 판결 참조), 이 편제가 규범의 층위에서 '사업이익의 분배'와 '근로의 대가'를 구분하는 전제로 기능한다. 대법원이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이라는 구별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 체계 해석과 정합적이다.

    다만 주목할 점은 대법원이 이 체계 해석을 명시적으로 원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번 판결군은 근로복지기본법을 근거 조문으로 삼지 않고, 근로기준법상 임금 개념의 내부 해석(근로대가성 판단 기준의 구체화)만으로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대법원이 체계 해석의 규범적 함의에 공감하면서도, 법리의 적용 범위에서 근로기준법 내부의 해석을 먼저 소진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체계 해석론은 여전히 배후에 남아 있으나, 향후 판결에서 이 논거가 전면에 등장할지는 열려 있는 문제이다.

    결국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은 단순히 특정 금품의 법적 분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산적 활동으로 얻은 수익이 각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분배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의 한 단면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군을 통해 '근로자가 통제 가능한 성과'와 '주주가 부담하는 위험의 결과로서의 이익'을 구별함으로써, 전자는 임금의 영역에, 후자는 이익의 영역에 분배하는 해석 틀을 재확인했다. '임금'의 외연을 둘러싼 근본적 갈등은 법리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계선을 정합적으로 긋고 관계자들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은 여전히 법의 과제이며, 본 판결군이 제시한 구별기준도 그러한 법적 안정성의 확보를 향한 잠정적 작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


[1]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4다13755 판결.
- 쟁점: 현대자동차의 '목표달성 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현대자동차는 매년 노사 간 합의로 목표달성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조건을 정하고, 그 해의 생산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나 지급률을 결정하였다.
-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고,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어야 한다. 매년 합의로 지급조건이 변동되는 금품은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의무가 있는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
- 포섭 및 결론: 목표달성 성과급은 매년의 노사합의와 생산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지급률이 달라지므로,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의무가 있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임금성 부정.

[2]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다54029 판결.
- 쟁점: 현대중공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현대중공업은 매출신장률·공수능력향상률·안전활동·제안활동을 통한 생산성 향상률·무쟁의 여부 등을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경영성과급의 지급률을 결정하였다.
- 법리: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요소에 의해 지급 여부·액수가 결정되는 금품은 근로의 대가로서의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 포섭 및 결론: 위 평가 요소들은 구체적인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으므로, 해당 경영성과급은 임금으로 볼 수 없다. 임금성 부정.

유사한 취지의 판결로 다음이 있다.
-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다50236·2010다50243 판결: 사기업의 성과급이 경영성과 등 근로자 개인의 업무실적 및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고 그 지급 여부 및 대상자가 유동적인 경우에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법리를 재확인. 임금성 부정.
-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48077 판결: 지급조건이 경영성과나 노사관계의 안정 등 근로의 제공과 무관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고 지급 여부·대상자가 유동적인 경우 임금이 아니라는 법리를 재확인. 임금성 부정.

[3] 이 시기 부정 판례의 공통된 논지는 "지급의 불확정성"과 "외부요인 의존성"이었다. 다만 개별 근로자의 판매 실적에 비례하는 인센티브 등 이른바 개별적 성과급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대체로 임금성을 인정해 왔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 쟁점(2011다23149): 차량 판매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영업사원은 자신이 판매한 차량의 수량·가격에 비례하여 인센티브를 수령하였다.
- 법리: 지급기준이 근로자 개인의 근로제공의 양·질에 직접 연동된 경우, 근로대가성이 인정된다.
- 포섭 및 결론: 판매 실적에 비례하는 인센티브는 근로자 개인의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련이 있으므로 임금에 해당한다. 임금성 인정.

즉 당시 판례는 '개별적 성과급'과 '집단적 성과급'을 구별하여, 후자에 대해서만 임금성을 부정하는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4]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6157 판결.
- 쟁점: 한국감정원(現 한국부동산원)이 지급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한국감정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의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기초하여, 단체협약·취업규칙·보수규정에 정해진 지급시기·산정방법·지급조건에 따라 소속 직원들에게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하였다. 일부 연도에는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 액수가 크게 달라지거나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 법리: 경영평가성과급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대상·지급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다면, 이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진다.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지급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
- 포섭 및 결론: 한국감정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지급대상·지급조건이 확정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므로 임금에 해당한다. 임금성 인정.

[5]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 쟁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영평가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11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정부가 정한 경영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지급률을 기초로, 보수규정·연봉제규정·상임이사회 결정에 따라 잔여 성과상여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였다. 2012년부터는 최저지급률·최저지급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서는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 법리: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대상·지급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다면 임금에 해당한다. 최저지급률·최저지급액이 없어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성과급이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지급 실태·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 포섭 및 결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영평가성과급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대상·지급조건이 확정되어 있어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된다. 임금성 인정.

[6] 삼성전자 1차 소송과 2차 소송은 동일 회사의 동일 쟁점(TAI·OPI의 임금성)을 다룬 별개의 소송으로, 두 사건의 1심 및 항소심이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1차 소송은 수원지방법원 2020. 11. 26. 선고 2019가합19095 판결(원고 퇴직자 15명, 2019년 6월 제소) → 수원고등법원 2021. 6. 17. 선고 2020나26504 판결로, 두 심 모두 TAI·OPI의 임금성을 전부 부정(원고 전부 패소)하였다. 이후 대법원 상고심에서 본 글의 분석대상인 2021다248299 판결로 파기환송됨(TAI 임금성 인정). 2차 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19가합542535 판결(원고는 2016년 11월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물적분할로 퇴사한 근로자 957명). 2차 소송의 판시를 쟁점·사실관계·법리·포섭의 4단 구조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쟁점은 삼성전자의 TAI·OPI가 퇴직금 산정 기초인 평균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사실관계로는 삼성전자의 HR규정이 근로자의 '임금'을 '월급여·상여·인센티브·연차수당'으로 구성된다고 정하고 '부가급여'의 구성요소로 업무성과급과 각 인센티브를 열거하였으며, 인센티브의 지급대상·산정기준·지급일이 규정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법리로는 규정에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경영진에게 지급률 결정 재량권이 있더라도 돌발적·임시적·은혜적 금품으로 볼 수 없으며, 경영성과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생산성 향상 노력이 모여 이루어지므로 집단적 성과급도 개인성과급과 본질적으로 달리 볼 이유가 없어 근로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포섭 및 결론으로는 TAI·OPI 모두 임금에 해당하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아, 피고는 원고들에게 36억 2,3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하였다(원고 일부 승소, 임금성 인정). 현재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계속 중이다. 두 사건의 1심(수원)과 2차 소송 1심(서울중앙) 선고일은 같은 날인 2021. 6. 17.인데 결론이 정반대였다.

[7] 한국유리공업·현대해상화재보험·LG디스플레이 사건은 이후 대법원에서 다음과 같이 귀결되었다. (1)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65102 판결(한국유리공업). 쟁점은 단체협약상 당기순이익이 30억 원 이상인 경우 구간별로 차등 지급한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사실관계로는 피고가 단체협약에 따라 매년 당기순이익 규모에 연동하여 경영성과급을 지급해 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법리로는 경영성과에 연동되어 지급되는 금품이 이익배분적 성격을 가진다면 외부 환경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재원의 성격상 근로제공과 직접적·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포섭 및 결론으로, 단체협약에 지급근거가 있더라도 재원이 외부요인에 지배되는 재무지표에 연동된 이상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심 파기환송(원심은 임금성 인정). 임금성 부정. (2)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2다215715 판결(현대해상화재보험). 쟁점은 연도별로 지급률이 0-716%까지 극단적으로 변동된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사실관계로는 피고가 12년 이상 매년 노사합의 및 내부결재를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기준을 마련해 지급해 왔으며 해당 기간 지급률이 0-716%까지 큰 폭으로 변동되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법리로는 지급률이 극단적으로 변동되어 근로의 양·질과 비례한 보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금품은 근로제공과 직접·밀접한 관련이 없는 이익배분적 금품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포섭 및 결론으로, 지급률의 극단적 변동성에 비추어 근로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원심(항소심) 파기환송. 임금성 부정. (3)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70517 판결(LG디스플레이). 쟁점은 지급근거가 취업규칙 등에 명시되지 않고 지급 중단 이력이 있는 PS가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사실관계로는 단체협약·취업규칙·급여규정 어디에도 PS의 지급 근거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2005년부터 2019년까지 4개 연도에는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법리로는 지급근거가 규정에 명시되지 않고 매년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조건이 결정되는 경우 사전적으로 확정된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없고 계속적·정기적 지급성도 부정된다고 하였다. 포섭 및 결론으로, 규범화 결여와 지급 중단 이력이 중첩되어 임금성이 부정된다고 하여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임금성 부정) 확정. 임금성 부정.

[8] 한화오션 1심 판결(창원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1가합56421 판결)은 하급심 부정론의 대표 사례로서, 근로복지기본법 체계 해석론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였다.
- 쟁점: 한화오션(舊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부터 지급해 온 성과배분 상여금·경영평가 연계 성과보상금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피고는 2001년부터 매년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통해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기준·지급률을 정하여 지급해 왔다. 경상이익·당기순이익·영업이익 등을 기준으로 하였고, 2015-2017년 및 2021-2023년에는 경영상황 악화로 지급되지 않았다.
- 법리: (1)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2) 사업의 수익은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몫이고, 주식회사의 영업이익은 원칙적으로 주주들에게 분배되어야 하는 몫이며, 근로자들은 경영실패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대신 이익 분배를 청구할 권리도 가지지 않는다. (3) 근로복지기본법상 성과배분제도에 기초한 이익배분 성격의 경영성과급은 같은 법이 정한 '기업근로복지'에 속하며, 같은 법이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이상 임금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제외된다(구체적 조문 해석은 제3층에서 상술).
- 포섭 및 결론: 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 등 재원의 발생 여부·규모에 연동되어 지급되는 사업이익 분배일 뿐, 근로제공과 직접적·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2015-2023년 중 지급된 해가 3개년에 불과하여 근로자들로서는 지급을 당연히 예상할 수 없었다. 임금성 부정(원고 전부 패소).

이후 부산고등법원(창원)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항소기각되었고,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0219 판결(상고기각)로 확정되었다.

[9] 양주열. (2023).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관한 소고: 하급심 판결 사례를 중심으로. 노동법포럼, (38), 339-384.

[10] 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53950 판결 등 참조.
- 쟁점: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개념과 요건.
- 사실관계: 평균임금에 포함할 금품의 범위가 다투어진 사안(성과상여금의 포함 여부 등이 쟁점이 된 사건).
-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으로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것"을 말한다.
- 포섭 및 결론: 해당 사건에서 위 법리를 적용하여 평균임금 산입 여부를 판단. 이후 판례가 일관되게 인용하는 임금 3요건의 근거 판시로 기능한다.

[11] 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쟁점: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對償)으로 지급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 사실관계: 사용자가 지급한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진 사안.
- 법리: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실의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하여 발생한다는 이른바 생활보장적 임금이란 있을 수 없다.
- 포섭 및 결론: 위 법리는 이번 2026년 판결군에서도 반복적으로 인용되어 근로대가성 판단의 기본 법리로 기능한다.

[12]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삼성전자).
- 쟁점: 삼성전자가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TAI)와 성과 인센티브(OPI)가 각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삼성전자는 근로자들에게 반기별로 TAI, 연 1회 OPI를 지급해 왔다. TAI는 월 기준급의 120%를 상여기초금액으로 정하고 사업부문·사업부의 재무성과 70%(매출·이익)와 전략과제 이행 정도 30%로 구성된 평가 결과에 따라 A-D등급별 지급률(A=100%, B=50%, C=25%, D=0%)을 곱하여 산정되며, 지급률 변동 폭은 연봉 기준 0-10% 수준이었다. OPI는 사업부별 EVA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연봉의 0-50% 범위에서 지급률이 결정되었다.
- 법리: (1)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고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어야 한다. (2) 근로대가성 판단에 있어서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이 지급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등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하여야 한다.
- 포섭 및 결론: TAI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고, 매출은 전사적 근로제공이 집약된 성과이며, 전략과제 이행 정도는 근로제공의 양·질을 통해 통제 가능하므로, 근로제공과의 주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가깝다." TAI는 임금성 인정. 반면 OPI는 재원인 EVA 자체가 자본 규모·비용 지출·시장 상황·경영 판단 등 외부요인에 지배되어 근로자의 통제가 미치지 않고, 지급률 변동 폭도 극단적이므로 근로대가성이 부정된다. OPI는 임금성 부정. 원심을 파기환송함.

[13]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 (서울보증보험). 상세는 [16] 참조.

[14]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삼성전자)의 판시 중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가깝다"는 부분. 상세는 [12] 참조.

[15] 삼성전자는 대법원 판결 직후 TAI를 임금에 포함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부 방침을 정하였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본 판결이 제시한 구별기준의 실무적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16]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 (서울보증보험).
- 쟁점: '당기순이익 실현'이 지급조건으로 명시된 서울보증보험의 특별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관행에 의한 지급의무가 성립하는지.
- 사실관계: 서울보증보험은 매년 노동조합과의 합의로 원수보험료·구상금·세전 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 항목의 목표 달성 구간에 따라 특별성과급의 지급률을 차등 지급하였으며, '당기순이익 실현'이 지급의 절대적 선행조건으로 취업규칙에 명시되어 있었다. 14년의 지급 이력 중 지급률이 0%였던 해가 여러 차례 존재하였다. 항소심은 장기간 지급된 관행과 기준연도 근무기간에 따른 차등률 등을 근거로 임금성을 인정하였다.
- 법리: (1) 기업 내부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려면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그 관행이 근로관계의 당사자 특히 사용자에 의해서도 해당 내용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묵시적으로 승인되어 근로자들도 그 관행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 (2) 당기순이익 실현 등 외부요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급조건을 가진 금품은 근로대가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 포섭 및 결론: 당기순이익은 시장 상황·경영 판단·자본 규모 등 외부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그것을 지급의 절대적 선행조건으로 하는 특별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해당한다. 또한 14년 중 지급률 0%의 해가 여러 차례 존재한 이상 관행에 의한 지급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임금성 부정. 원심 파기환송.

[17] 창원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1가합56421 판결 (한화오션 1심).
- 쟁점: 한화오션(舊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부터 지급해 온 성과배분 상여금·경영평가 연계 성과보상금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근로복지기본법 체계상 성과배분제도에 기초한 경영성과급이 임금과 구별되는지.
- 사실관계: 한화오션은 2001년부터 매년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통해 지급 여부·기준·지급률을 정하여 경상이익·당기순이익·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2015-2017년 및 2021-2023년에는 경영상황 악화로 지급되지 않았다. 2015-2023년 중 지급된 해는 3개년에 불과하다.
- 법리: (1)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2) 사업의 수익은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몫이고, 주식회사의 영업이익은 원칙적으로 주주들에게 분배되어야 하는 몫이며, 근로자들은 경영실패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대신 이익 분배를 청구할 권리도 가지지 않는다. (3) 근로복지기본법 제1조·제3조 제1항은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으므로, 같은 법 제84조의 성과배분제도에 기초한 이익배분 성격의 경영성과급은 임금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제외된다.
- 포섭 및 결론: 경영성과급은 재원 발생 여부·규모에 연동된 사업이익의 분배에 해당할 뿐 근로제공과 직접·밀접한 관련이 없으며, 지급 중단 이력이 반복된 이상 관행에 의한 지급의무도 인정되지 않는다. 임금성 부정(원고 전부 패소). 이후 부산고등법원 항소기각을 거쳐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0219 판결로 상고기각 확정.

[18]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3다216777 판결 (전원합의체의 성과급·최소지급분 법리를 한수원 기본성과급에 구체 적용한 사례, 성과급의 통상임금성).
- 쟁점: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 사실관계: 근로자의 근무실적 평가에 따라 지급 여부·지급액이 결정되는 성과급이 지급되는 사안에서, 해당 성과급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각종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법리: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단순히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업무성과를 달성하거나 그에 대한 평가결과가 어떠한 기준에 이르러야 지급되므로,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최소한도의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한 경우 그 금액('최소지급분')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구체화함).
- 포섭 및 결론: 문제된 성과급 중 최소지급분을 제외한 부분은 소정근로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심 파기환송.

[19] 박진엽, "집단적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법학연구 30권 3호(2022), 27-53면: 임금성 판단은 "근로의 대가성"이라는 단일 지표로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의 성과 달성이 본질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므로 경영성과급도 임금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긍정설의 대표적 논의이다.

[20] 김희성·성대규, "성과배분으로서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대한 고찰: '근로의 대가성' 본질을 중심으로", 노동법포럼 35호(2022), 1-55면: 임금의 본질적 속성인 "근로의 대상성"과 경영성과급의 본질적 속성인 "불확정성"이 양립할 수 없는 성질이며, 경영실적 저하로 인한 위험이 근로자에게 전가되는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경영성과급은 성과분배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부정설의 대표적 논의이다. 본 판결군은 두 학설 중 어느 하나를 전면적으로 채택한 것이 아니라, "지급기준의 통제가능성과 주된 인과관계"라는 새로운 구체화 기준을 통해 집단적 성과급 중 일부(삼성전자 TAI)의 근로대가성을 인정하는 중간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