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ology&Science/Semiconductor

반도체 소자&공정 학습노트(0): Si 밸리의 전설에 심취했던 기억

양자역학이 좋아 2026. 5. 21. 00:41

2020년 하반기부터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까지 나는 반도체 산업에서 Process Integration Engineer로 근무했다. 구체적으로는 좀 더 상세한 직무가 있었지만, 업계 분들이 아니라면 따로 이야기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성능 좋고 고수율의 태양광 전지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야망으로 입학한 신소재공학부였지만, 사실 내 학문적 관심은 태양광 전지에 없었던 것 같다. 경제학이나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에 심취하기도 했고, 지금도 관심사를 물어보면 산업과 문화사에 더 가깝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이 나를 처음부터 당긴 것만은 틀림없다. 태양광 전지의 PN-junction이야 말로 가장 기본적인 반도체 device 중 하나이니 말이다.

Advanced 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이라는 영문 학과명답게, 우리 전공은 과학과 공학의 사이에 있다. AMSE에서 다루는 분야는 1) 재료의 구조는 어떻고 그 구조에 의해 어떤 물성이 나타나는가? 2) 재료의 구조를 어떻게 관찰하고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3) 재료를 어떻게 제조할 것인가? 이 세 분야에 걸쳐 있다. 나는 셋 다 너무 맘에 들었지만, 깊게 들어갔던 것은 오히려 1), 2)였던 것 같다.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고체물성론"은 공학수학 시험만 보고 나면 다신 안 봐도 될 줄 알았던, Kreyzig 공학수학 연습문제들을 다시 꺼내게 만들었고, "상변태학"은 공대에서 배우는 과목치고는 설명이 굉장히 중요한 과목이라 '변태'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물론 하려면 정량적 설명을 곁들여야겠으나, 재료 엔지니어의 강점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반도체 외에도 신소재공학부 졸업생들은 정유·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2차전지, 화학소재 등 다양한 기업에 진출할 수 있다. 나 역시 평소에는 다른 산업들에도 관심이 있어 컨설팅 펌들의 리포트들은 꾸준히 읽어보긴 했지만, 재료 엔지니어가 leading role을 펼칠 수 있는 국내산업은 반도체·철강 정도가 될 것 같다.

나를 반도체 산업에 끌어당겼던 건, 의외로 이과 중의 이과 물리학과 친구들이 더 잘 알 것 같은 '양자역학' 과목이다. 어느 자리에선가 물리학과 학생이 양자역학은 순수학문 그 자체라며, 인류의 지식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그렇구나 생각했지만, 사실 금세기의 반도체 산업은 양자역학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Intel의 3인 중 1인인 로버트 노이스가 바로 물리학 전공자였으니 말이다. 아래의 역사는 모두 마이클 말론의 『인텔: 끝나지 않은 도전과 혁신』에서 읽은 기억에 의존해서 서술했다.(반도체 회사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존경하는 인물로 고든 무어만 떠올리지 말고, 로버트 노이스, 앤드루 그로브, 제리 샌더스 정도까지는 기억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최초의 트랜지스터는 벨 연구소에서 탄생했다. 존 바딘, 월터 브래튼, 윌리엄 쇼클리. 그들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훌륭한 업적이지만, 윌리엄 쇼클리의 상사로서의 매력은 별로 였던지, 그의 제자 8인은 쇼클리가 창업한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 있다가 뛰쳐나왔다. 그리고 그 제자들은 '8인의 배신자'라고도 불리는데, 페어차일드 카메라 앤드 인스트루먼트의 투자를 받아 자회사인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설립했고, 역시 성공을 거뒀다. 그 8인의 배신자들은 지금의 실리콘 밸리를 만든 개척자들이다. 벤처캐피털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클라이너 퍼킨스의 설립자 유진 클라이너도 그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 배신자들 중엔 이후 Intel을 창업한 그 유명한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있다. 고든 무어는 무어의 법칙의 그 무어이고, 로버트 노이스는 인텔의 초대 CEO로 반도체의 시대가 지나갔어도 여전히 실리콘(Si) 밸리의 전설적인 창업가이자 경영자이며, 물리학과, 그중에서도 고체물리에 관심이 많아 쇼클리 밑에 들어갔다.

트랜지스터의 핵심 원리는 반도체 물질의 고유한 특성, 즉 평소엔 부도체인데, 외부적인 어떤 조건을 걸어준다면 도체처럼 전류가 흐를 수 있다는 특성에 있다.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후술하겠지만, Si는 최외각전자가 4개로 C(탄소)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결정을 이루지만, 일정 조건에서 conduction band의 전자와 valence band의 정공이 캐리어로 거동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는 이 캐리어를 외부 전압으로 제어해 channel에 모으거나 흩뜨림으로써 전류의 흐름을 켜고 끈다.

흘러갈 때/흘러가지 않을 때 전류 측정을 통해 binary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모이면 집적회로가 되고 계산기부터, 컴퓨터, 스마트폰까지(나한텐 거의 같은 말이다) 되는 것이다. 즉, 양자역학이 밝혀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고체의 Energy Band structure와 그로부터 도출되는 자유 캐리어(전자와 정공)의 존재가 반도체 산업의 이론적 기초가 된다는 말이다!

학부시절 우리 과에서 배웠던 양자역학 과목에서는 고체 상태에서의 electron-hole pair의 거동과 이론적 유도 과정에 대해 정성적 설명 이상으로 배운 기억은 없다. 반도체공학개론에서는 물론 Energy Band를 깊게 다루긴 하지만, 존재 가능한 energy state 사이의 준위 차이가 어떻게 무시 가능할 정도로 작아져 띠 형태로 되는지 깊게 배우진 못했다. 기체에서 electron energy state를 계산할 때에는 다른 원자와 거리가 무한대인 상태를 가정하고 논하는데, 고체로 가면 원자 간 거리가 매우 가까워진 조건 하에서 Energy Band Structure를 유도한다. 그래서 그 energy state는 서로 간섭하며 일그러지고(splitting) Si는 원자량이 28 정도 되니, 28g에 1 mol개 있는 거니깐, 1g에는 약 2.14X10^22 개의 실리콘 원자가 있으니, 마치 energy state는 거의 연속한 것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마치 그것은 band 즉 Energy band가 된다.

참, 로버트 노이스에 대한 설명은 다 했으니... 앤드루 그로브는 로버트 노이스, 고든 무어에 이은 인텔의 3대 CEO로, 인생에 너무나 억울한 것이 많았지만, 많은 것을 또 이룬 반도체 산업의 전설 중 하나다. 나는 존경하는 인물을 자기소개서에 적어야할 때면 앤드루 그로브나 권오현 회장님을 적었는데, 앤드루 그로브는 한 때를 풍미했던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란 자기개발서로도 유명하다. 책 제목 그대로 그는 편집광적인 면과 약간의 유쾌함과 약간의 억울함이 늘 있었지만, 결국 DRAM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Intel Inside' 캠페인과 같이 인텔을 CPU 제국으로 만들어 황금기를 이끌었다.

앗, 참고로 제리 샌더스는 로버트 노이스와 페어차일드 반도체 시절 동료로, AMD를 창업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AMD의 아버지다.(GF는 AMD가 fabless 모델이 유행할 때 제조 부문을 분사시킨 회사다) 책에는 제리 샌더스와 로버트 노이스 사이의 끈끈함과 앤드루 그로브의 질투 등 재밌는 일화들이 좀 더 있지만, IT 전문기자의 인물평이 섞여 있기에 직접 찾아보시길 권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리노트를 꺼내놓는 건 얼마 전 Claude에게 오래된 파일 정리 시키다 우연히 찾아서이다. 그냥 혼자 간직하고 클라우드에 넣어 두기엔 너무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 시절의 나는 원조 실리콘 벨리의 스타트업 신화에 심취한 편집광이었을지도 모른다. 부족한 점이야 많지만, 학부 교과서 이상의 좀 더 심화된 내용을 잘 못본 것 같아, 취업준비할 때 추가로 공부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늦게나마 공유한다. 나름 그 시절엔 나온지 5~6년 미만의 따끈따끈한 텍스트북이었는데, 그로부터 5~6년이 더 지났으니 지금은 오래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도체 소자의 작동원리가 갑자기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학부에서 공부할 때 썼던 교과서보다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담긴 교재들과 해외 MOOC 과정들로 공부해서 다소 어렵기도 하고, 편의상 축약된 부분들이 있을 수 있으나, 좀 더 깊은 내용을 개괄적으로 보기 위해 만든 것이라, 모르는 부분은 논문이나 책을 찾아보면서(또는 취향에 따라 AI와 대화하면서) 채워 넣는다면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계획 목차

목차

Part I. 소자 (Device)

       Silicon Properties 

       Junctions and Contacts

       MOS Capacitor

       MOSFET Fundamentals

       Short-Channel Effects & MOSFET Scaling

       HKMG & Strained Si

Part II. 공정 (Process)

       Lithography

       Ion Implantatio

       Thin Film / CVD

       Atomic Layer Deposition (ALD) 

       PVD & Metallization

       Etching

       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CMP)

       Epitaxial Growth (Epi)

       Multiple Patterning Technology (MPT)

Part III. 공정 통합 (Process Integration)

      Process Integration